류현진이 28일(한국시간) 열린 메이저리그 토론토 입단식에서 99번을 단 유니폼을 입고 서 있다.
미국프로야구(MLB)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28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류현진(32)의 공식 입단식을 열고 뜨겁게 환영했다. 토론토는 류현진과 그의 아내 배지현 씨, 곧 태어날 2세의 유아용 유니폼까지 준비하며 정성을 다했다.

입단식에는 마크 샤파이로 사장, 로스 앳킨스 단장, 찰리 몬토요 감독 등 구단 주요 관계자가 모두 참석했다. 초특급 선수들을 거느린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도 찾아 "토론토가 윈터미팅부터 류현진 영입에 무척 적극적이었다"며 계약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토론토는 올 시즌 선발진 평균자책점이 5.25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22위에 그쳤다. 6승(9패), 평균자책점 4.84의 트렌트 손턴이 팀 내 최다승 투수였다. 토론토가 올 시즌 67승95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4위에 머문 것은 선발진 붕괴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토론토는 선발진 강화를 위해 올해 빅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류현진을 원했고, 결국 4년 8천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앳킨스 단장이 보라스에게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전화를 걸 정도로 류현진 영입에 적극적이었던 토론토는 류현진에게 캐나다 아이스하키 영웅 웨인 그레츠키의 등번호인 99번을 부여했다. 토론토 역사상 99번을 단 최초의 선수가 류현진이다.

그레츠키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2천857포인트로 역대 1위에 오른 살아있는 전설로, NHL은 그레츠키의 99번을 전 구단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류현진이 토론토에서도 99번을 단다는 것은 캐나다 스포츠 간판스타로 대접받았다는 의미다. 또한 토론토는 곧 태어날 류현진의 2세를 위해 유아용 유니폼도 별도로 준비하는 등 세심하게 배려했다.

류현진은 7년간 정든 로스앤젤레스를 떠나 캐나다 토론토에서 새로운 도전이자 모험에 나선다. 구단은 류현진을 1선발에 걸맞게 대우했고, 이제 남은 것은 그가 기대에 보답하는 것뿐이다.

류현진은 29일 인스타그램에 "블루제이스 팬들에게"라고 운을 뗀 뒤 "내 가족이 블루제이스 구성원이 된 것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흥분된다. 이미 이 도시에 왔을 때 환대를 받았다"고 토론토에 입성한 기쁨을 전했다. 이어 "로저스센터(토론토의 홈구장)에서 늘 100%를 다하겠다. 로저스센터에 와서 응원해 주시기를 부탁 드린다"고 적었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은 같은 날 "왼쪽 어깨 수술과 팔꿈치 수술 등으로 류현진의 내구성을 의심하는 시선도 있지만, 토론토가 류현진에게 4년간 500이닝가량 투구를 기대할 것"이라며 "빼어난 투수가 연평균 125이닝 정도를 던지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라고 평했다. 또한 "류현진이 건강하고 제 능력을 발휘할 때 그는 가장 효과적인 투수 중 한 명"이라며 큰 기대감을 표시했다.

한편, 류현진의 국내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에이스펙 코퍼레이션은 "류현진이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토론토에서의 첫 시즌 준비를 위해 개인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류현진은 EBS 인기 캐릭터 펭수, 시민 대표 11명과 함께 내년 1월 1일 0시 종로구 보신각에서 제야의 종을 울릴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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