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언론인을 대표하는 인물을 한 명 꼽자면 단연 JTBC 손석희 사장이 최상위권에 올라갈 것이다. 그가 최근 뉴스 진행을 맡아왔던 ‘뉴스룸’에서 앵커직을 내려놓으면서 했던 말이 회자되고 있다. "오랜 레거시 미디어의 유산이라 할 수 있는 나는 이제 카메라 앞에서 물러설 때가 됐다." 

청자에 따라 다른 사견을 내놓을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뉴미디어 시장을 대하는 엄중한 마음가짐을 느낄 수 있는 말이어서 계속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중앙지나 지방지를 막론하고 비슷한 속내를 지녔을 거라고 짐작한다. ‘뉴미디어’라는 거대한 물결에 휩쓸려 떠내려가지 않기 위해 전사적으로 기획실 차원이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경영진과 임직원이 머리를 맞대고 자기 몸집에 맞는 형태로 새로운 미디어 전략을 짜고 있다. 이들이 이러한 각고의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5년, 10년, 20년 뒤에도 현재와 같이 언론사를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루하루 일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뉴미디어 시장 변화의 흐름을 피부로 체감하기란 매우 어렵다. 매일 기사아이템과 취재, 기사 작성을 다람쥐 쳇바퀴 굴리듯 반복하기도 빠듯한 시간에 이러한 변화까지 제대로 대응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관행이란 이름으로 타성에 젖어 달라진 독자의 시각에 맞춰 뉴스를 제작하지 않는 사이 전통적으로 뉴스를 공급했던 주체였던 기존의 레거시 미디어는 신뢰가 바닥으로 실추됐다. 

과거에 영광을 누리던 시대는 저물어가고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는 셈이다.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포스트 종이신문 시대’라는 제목으로 다섯 번의 글을 썼다. 떠오르는 대로 중구난방으로 써서 어수선한 글이지만 결국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하나였다. 바로 뉴미디어 시장에서 새로운 전략을 짜지 않으면 언론사든, 종사자든 업계에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강제 퇴출을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였다. 

2020년 경자년 새해에는 개인적 화두를 ‘뉴미디어 도전’으로 정했다. 반 년가량 실질적인 추진을 위해 머릿속으로 구상하던 온라인 플랫폼을 완성된 결과물로 만들어보려고 한다. 내가 만든 플랫폼에 접속하는 사람의 모습을 만나는 순간을 상상해본다. 이를 목도하는 날이 오기를 바라면서 ‘포스트 종이신문 시대’라는 제목으로 썼던 글은 이쯤에서 이만 마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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