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총선을 앞두고 각 당에서 불고 있는 개혁의 바람이 인천은 비켜가는 분위기다. 당 혁신과 세대교체를 이유로 중진 의원들의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으나 유독 인천만 무풍지대다.

중진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정당을 가리지 않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5선 원혜영(부천 오정)의원이 일찌감치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이어 표창원(용인정)·강창일(제주갑)의원, 김현미(고양정)·박영선(서울 구로을)장관 등 11명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를 두고 김해영 당 최고위원은 최근 "현역 의원 불출마 지역 중 우세지역에 전략공천을 진행하면서 젊은 세대 정치인에게 우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가산점 등의 혜택에도 현실적으로 젊은 정치인이 경선의 벽을 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기에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현역 의원들의 불출마는 자연히 당 내 세대교체로 이어지는 모양새가 됐다.

한국당 의원들의 불출마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중진 의원인 김무성(부산 중·영도)·김영우(포천·가평)·여상규(경남 사천·남해·하동)의원 등이 이미 당 통합 및 인적 쇄신을 위한다며 불출마를 결정했다. 황교안 대표는 당 통합에 앞장서고자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겠다는 결심을 밝히기도 했다.

황 대표는 "신진 세대가 정치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줘야 하지 않겠느냐"며 "뜻이 있는 자들이 험지로 나가 기적을 만들고, 중진들도 그런 험한 길로 함께 나서 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처럼 전국에서 다선 또는 현역 의원들의 험지 출마 등 개혁과 쇄신 요구가 일고 있지만 인천은 비교적 조용하다. 아직까지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한 명도 없다. 인천에서는 민주당 송영길(계양을)·홍영표(부평을)의원, 한국당에서는 윤상현(미추홀을)·홍일표(미추홀갑)·안상수(중·동·강화·옹진)·이학재(서갑)의원 등이 대표적인 다선 의원이다.

이를 두고 지역 정계에서는 개인의 선택인 만큼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강요할 수는 없다는 시각이다. 중앙 등 분위기에 휩쓸린 선택이 아닌, 당선 가능성 및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 등 개인의 고민에 따른 선택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자신의 소임을 다 했다고 생각해 고민 끝에 불출마나 험지 출마를 결정한 의원들이 있는 동시에, 앞으로 후배들을 이끄는 등 지역에서 해야 할 역할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는 의원도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개혁 분위기에 휩쓸려 몰아가기식으로 결정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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