患鼠乞猫(환서걸묘)/患 근심 환/鼠 쥐 서/乞 빌 걸/猫 고양이 묘

조(趙)나라 사람이 쥐 때문에 골치가 아팠다. 중산(中山)으로 가서 고양이를 얻어 왔는데 그 고양이는 쥐를 잘 잡을 뿐 아니라 닭도 잘 잡아 먹었다. 한 달 남짓 되자 쥐가 완전히 사라졌으나 닭 또한 한 마리도 없게 됐다.

 아들이 불만스러워 아버지에게 말했다.

 "저놈의 고양이를 왜 빨리 내쫓지 않으세요?"

 "너는 이치를 모르는구나. 지금 우리에게 문제인 것은 쥐이지 닭이 없는 것을 근심하는 것이 아니잖느냐? 쥐가 우리 식량을 훔쳐먹고 옷을 쏠며 담이나 벽에 구멍을 내고 살림 도구를 상하게 하니 우리가 장차 굶주리고 헐벗게 될까 걱정이다. 닭이야 없으면 또 어떠냐. 닭이 없으면 안 먹으면 그만이지. 굶주리고 헐벗는 일보다는 훨씬 참기 쉬운 일이다."  <鹿鳴>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