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철 사회2부
박진철 사회2부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사청문회에서 화성시가 거론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연출됐다. 지난 7일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이 이른바 ‘화성시 게이트’를 들고 나온 것이다.

이날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은 지난해 화성시를 들썩이게 했던 화성도시공사의 동탄2신도시 공동주택 택지개발사업 과정에서 불거진 부적정 업무처리와 관련, 정 후보자의 관여 여부를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화성도시공사가 계약을 맺은 컨소시엄의 대주주 회사 실제 소유주는 정 후보자와 오랜 인연을 이어온 신장용 전 민주당 국회의원으로, 그는 자신의 형이 명목상 대표인 회사에 일부 부지를 헐값에 넘겼다"며 "감사원이 이를 심각한 배임죄로 보고 지난해 3월 검찰에 고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 후보자는 화성시 개발 현장에 시찰도 가고 국회의장 신분으로 평일 개발업자들의 브리핑에도 참석했다"며 "시민사회단체에선 혹시 신장용 전 의원이 남긴 시세차익 수십억 원 중 일부가 정 후보자에게 사례금으로 들어가지 않았나 의문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의혹은 2018년부터 지역 정가에서 일종의 설로 공공연히 흐르다가 지난해 감사원 감사를 통해 일부 사실이 확인되면서 지역 시민단체와 일부 시의원 등이 본격적으로 공론화하면서 불거진 사안이다. 감사원 결과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핵심 관련자들은 퇴사를 이유로 전혀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관련 실무자들만 경징계 조치가 이뤄졌다. 

화성시는 동탄신도시 개발로 인해 본격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정권을 잡은 도시다. 화성시 민주당의 좌장 격인 이원욱 의원이 동탄에 터를 잡은 후 2012년 19대 총선 당시 동탄지역에서 처음 국회에 입성한 후 재선에 성공했고, 이 의원과 연을 맺은 채인석·서철모 시장이 연이어 시장에 당선되는 등 시장을 내리 3번 민주당에서 배출하고 있다. 이 의원은 명실공히 정세균 계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며, 화성갑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로 유력한 송옥주 국회의원도 정 후보자와 남다른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 여론은 ‘화성시 게이트’가 단순히 설로만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이고 있다. ‘화성시 게이트’가 오는 4월 치러지는 21대 총선에서 어떤 방아쇠 역할을 할지 자못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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