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다사모가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회전목마’ 이미지.  <경기다사모 제공>
경기다사모가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회전목마’ 이미지. <경기다사모 제공>

"한때 알코올의존증으로 어려운 삶을 보냈던 제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수원시가 지원하는 알코올의존자 정신재활시설인 ‘경기다사모’ 제35회 졸업생인 윤모(30)씨는 알코올의존증 아버지로 인해 불우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어릴 때부터 늘 취해 있던 아버지를 보며 절대로 자신은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했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달래주는 존재는 ‘술’이었다. 결국 아버지처럼 알코올의존증에 빠져 오랜 시간 방황했다. 막막하고 영원히 이어질 것만 같던 방황은 따뜻한 치료공동체 덕분에 1년 6개월 만에 끝났다. 하루하루에 집중하면서 잃어버렸던 자신감과 자존감도 찾고 웃음과 즐거움도 되찾았다. 윤 씨는 자신이 받은 따뜻함을 알코올의존증에 대해 올바르게 알려 주는 방송으로 보답하고 있다.

윤 씨는 "유튜버에 도전하는 일은 두렵고 힘들었지만 스스로 편견을 깨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나의 진솔한 이야기가 알코올의존증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희망을 전했다.

이처럼 알코올의존증을 극복한 이들이 용기를 내어 자신의 재활 스토리를 제작한 유튜브 영상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9일 경기다사모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알코올의존자들의 회복과 인식 개선을 돕기 위해 유튜브·팟캐스트에 ‘회전목마’ 채널을 개설하고 관련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채널명인 ‘회전목마’는 ‘회복자가 전하는 목소리와 마주하다’라는 의미를 담았다.

이 채널에서는 회복자 15명이 ‘알코올의존증 회복 경험’, ‘중독자 가족의 이야기’, ‘알코올의존증 치료 과정’ 등을 주제로 제작한 따뜻하고 진솔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현재 회전목마 유튜브·팟캐스트 채널에는 각각 영상 36편, 16편이 게시됐다. 영상은 유튜브·팟캐스트 검색창에서 ‘회전목마 중독’을 검색하면 볼 수 있다.

한미라 경기다사모 시설장은 "알코올의존증으로 움츠리고 살던 이들이 초보 유튜버로 이제 막 첫발을 내딛게 됐다"며 "알코올의존자들과 그들의 가족에게 희망을 선물할 수 있도록 회복자들의 이야기를 더욱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경기다사모는 알코올의존증으로 고통받는 이들의 회복을 돕기 위해 설립된 재활시설이다. 시는 경기다사모가 문을 연 2002년부터 시설 운영비 등 사업비를 지원하고 있다. 다사모는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의 줄임말이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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