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이백 리,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 그 누가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독도는 우리 땅."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이 노래는 1982년 6월 발매된 가수 정광태의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곡이다. 이 곡이 탄생한 배경은 당시 일본이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망언을 쏟아내고, 심지어 역사교과서에 해당 내용을 기재한 데 따른 분노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노래가 나온 지 40년이 다 돼 가는 현재도 일본은 여전히 우리나라가 독도를 무단 점유하고 있다며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심지어 우리 국민들조차 독도가 왜 우리 영토인지에 대한 근거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수에 달하며, 정부가 1982년 11월 16일 ‘독도 해조류(바다제비·슴새·괭이갈매기) 번식지’라는 이름으로 독도를 ‘천연기념물 제336호’로 지정한 뒤 1999년 12월 ‘천연보호구역’으로 명칭을 바꿔 보호 중이란 사실을 아는 국민도 소수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우리의 땅인 독도를 바로 알고, 멸종된 독도의 수호신 ‘강치(바다사자)’를 홍보하며 독도를 지키기 위해 나선 학생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며 스스로 하고 싶은 것과 배우고 싶은 것 등을 찾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경기도교육청이 2015년부터 운영 중인 ‘경기꿈의학교’로 활동하고 있는 ‘무강치를 기억해 꿈의학교’ 학생들이 그 주인공이다.

 2018년 처음 시작된 ‘무강치를 기억해 꿈의학교’의 활동 모습을 들여다봤다.

독도를 방문해 직접 만든 강치 카드섹션을 선보이고 있는 ‘무강치를 기억해 꿈의학교’ 학생들.
독도를 방문해 직접 만든 강치 카드섹션을 선보이고 있는 ‘무강치를 기억해 꿈의학교’ 학생들.

# 무강치를 기억해 꿈의학교의 계기

 청심국제중고등학교와 가평설악중고등학교, 미원초등학교 등 가평지역 학생들로 구성된 ‘무강치를 기억해 꿈의학교’는 ▶학생이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 ▶학생이 찾아가는 꿈의학교 ▶마중물 꿈의학교 등 경기꿈의학교 3가지 유형 가운데 ‘학생이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로 운영 중이다. 그 덕분에 모든 활동은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한다.

 ‘무강치를 기억해’에 참여 중인 학생들은 독도를 바로 알고, 독도 일대에 수만 마리가 무리지어 서식하던 중 일제강점기에 무차별 학살을 당하며 멸종된 독도의 수호신 강치를 기억하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독도를 지키자는 취지로 강치에 대한 홍보에도 나서고 있다.

 강치는 1900년대 초까지 독도 등 동해 연안과 일본 열도 해안가 일대에서 번식했던 유일한 물갯과 동물이다.

 1910년 본격적인 일제강점기가 시작되기 이전인 1905년부터 일본이 이른바 ‘무주지선점론((無主地先占論)’을 주장하며 독도를 자신들의 영토로 무단 편입시킨 뒤 독도에서의 어획권을 행사하며 강치의 수난이 시작됐다.

‘무강치를 기억해 꿈의학교’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강치이야기 동화책을 청심국제중고등학교에 기증하고 있다.
‘무강치를 기억해 꿈의학교’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강치이야기 동화책을 청심국제중고등학교에 기증하고 있다.

 당시 일본 어부들은 강치의 가죽과 기름 등을 얻기 위한 상업적 포획을 일삼았고, 결국 개체 수가 급감한 강치는 1972년 일본 훗카이도의 한 섬에서 확인된 개체를 끝으로 1994년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절멸이 선언됐다. 독도에서는 1951년 50∼60마리가 확인됐다는 보고가 마지막으로 발견된 기록이다.

 독도는 신라시대를 기록한 삼국사기부터 시작해 우리나라의 여러 역사서에 ‘우산도(于山島)’와 ‘삼봉도(三峰島)’, ‘가지도(可支島)’ 등 다양한 이름으로 표현돼 있다.

 특히 ‘가지도’라는 명칭에 대해서는 정조 18년이던 1794년, 강원도관찰사 심진현의 ‘울릉도 보고서’ 내 "갑인년 4월 26일에 가지도에 가 보니 ‘가지어(可支漁)’가 놀라 뛰어나왔다"고 기록돼 있다. 해당 기록에 등장한 ‘가지도’는 당시 ‘가지어’라는 강치의 또 다른 이름에서 유래됐다.

 특히 고종 황제는 1900년 10월 25일 독도를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한제국 칙령 제41호’, 일명 ‘독도칙령’을 반포하며 다시금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선언하는 등 독도가 명실상부 우리나라의 고유 영토라는 점은 역사 곳곳에 남아 있다.

 이처럼 명백히 우리 영토인 독도에 대해 일본은 어떠한 근거도 없이 자신들의 영토라고 주장하면서 우리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학생들 역시 허무맹랑한 일본의 주장에 올바른 지식으로 반박하고자 ‘무강치를 기억해’를 조직했다.

 선현면(청심국제중 3년)군은 "‘무강치를 기억해’는 2016년 청심국제중고 내 해밀 동아리에서 독도를 방문하고 탐방하면서 영토 분쟁과 생태계 파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안타까운 마음에 ‘독도 지킴이’로서 활동을 펼치던 중 경기꿈의학교를 통해 초등학교 및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해 보다 많은 청소년들이 이 같은 내용을 함께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활동 모습.
학생들의 활동 모습.

# 독도와 강치를 알리자

 ‘무강치를 기억해’ 학생들은 꿈의학교 활동을 통해 오래전부터 독도에 살고 있던 수만 마리의 강치가 일제에 의해 학살당한 사실을 널리 알리고자 ‘업 사이클링(Up-cycling·재활용품에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그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에 독도의 수호신 강치 캐릭터를 접목해 제작·판매·홍보하고, 수익금으로 다문화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함께 나눔 벽화 봉사에 나서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활동이 독도에 대한 세상의 관심과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주요 활동은 ▶독도 명예시민증 발급 ▶‘사랑해 강치야’ 벽화 재능기부 ▶강치 홍보 ▶미니 강치상 제작 및 기부 ▶강치 카드섹션 거리공연 등이다.

 특히 강치를 홍보하는 ‘강치책 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 3개 국어로 책을 제작한 뒤 지역 학교 등에 기증하는 등 실천적인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무강치를 기억해’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많은 부분을 배우고 깨달았다고 입을 모았다.

 선현면 군은 "중학교에 입학하기 전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얘기를 들으며 할머니들이 불쌍하기도 하고, 이 같은 만행을 저지른 일본인들에게 화가 났다"며 "그런데도 일본이 사죄는커녕 독도까지 자신들의 땅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보고 독도를 수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해밀 동아리와 ‘무강치를 기억해’ 꿈의학교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활동 모습.
학생들의 활동 모습.

 이어 "동아리 활동을 통해 2차례 독도를 방문하면서 명예시민증을 발급받았는데, 이를 통해 꼭 독도를 수호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며 "특히 꿈의학교 활동을 통해 ‘강치상 만들기’와 ‘강치책 만들기’ 등의 활동 과정에서 자신감과 행복감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김예은(청심국제중 2년)양도 "‘무강치를 기억해’ 꿈의학교에 참여하기 전에는 독도가 단지 우리나라의 섬이라고만 생각했었다"며 "그러나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역사를 배우면서 일본의 만행을 알게 됐고, 더욱이 지금껏 자신들의 행동에 대한 사죄도 없는 모습에 화가 났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꿈의학교를 통해 독도에 관해 공부하며 강한 애정이 생겼다"며 "특히 강치상과 강치책, 강치 배지 등을 만들고 배포하면서 우리의 작은 아이디어가 실체가 되고, 생각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실물로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서 작은 힘이라도 모이고 원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무강치를 기억해’ 꿈의학교 꿈지기 교사는 "독도지킴이 역할을 하는 학생들의 뒤에서 학생들의 독도지킴이 활동을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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