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사진 = 연합뉴스
졸업. /사진 = 연합뉴스

"신학기까지 자녀를 맡길 수 있는 곳을 찾기 쉽지 않아 큰일입니다."

최근 경기도내 초·중·고교 10곳 중 8곳이 1월에 졸업식과 종업식을 진행하면서 학부모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12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도내 초·중·고교 2천394곳 중 80.45% 수준인 1천925개 학교가 졸업식과 종업식을 진행했다.

반면 2월 졸업식·종업식을 유지하는 학교는 전체의 13.7%(328곳)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되는 등 그동안 12월 말 겨울방학을 시작해 1월 개학 후 2월 하순 봄방학을 거쳐 새 학기를 시작하던 관례가 최근 변화하는 추세다.

그나마 고등학교는 474곳 중 155곳(32.7%)이 2월 중순 졸업식과 종업식을 진행하지만, 초등학교는 전체 1천286곳 중 1천109곳(86.5%)이 1월 중 졸업식과 종업식을 실시한 뒤 겨울방학에 들어간다.

이 같은 학사일정 변화로 인해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봄방학이 사라지고, 겨울방학이 끝나면 곧바로 새 학기를 시작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도교육청은 길어진 겨울방학 기간 학생은 자기주도학습 등에 매진할 수 있고 교사는 학년별 협의와 연수 등을 통해 새 학기 준비를 이전보다 더욱 충실히 할 수 있는데다, 길어진 방학기간으로 인해 학교 환경 개선도 수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맞벌이부부 등 대다수 학부모들은 길어진 방학 동안 자녀를 돌봐줄 사람을 찾지 못해 돌봄을 위해 자녀를 여러 학원에 보내면서 사교육비 부담마저 늘고 있다며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학부모 최모(43·여)씨는 "매년 방학마다 반복되는 어려움이긴 하지만 유독 길어진 겨울방학은 어려움의 정도가 더 크다"며 "지나친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재량휴업 또는 방학 등 학사일정과 맞벌이가정과의 관계는 영원한 숙제"라며 "학기 초 학사일정을 짤 때 학부모 등 다양한 의견을 듣는 만큼 합리적인 방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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