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치지 않아
117분 / 코미디 / 12세 관람가

하루하루 먹고사는 문제로 걱정해야 하는 생계형 변호사 ‘태수(안재홍 분)’. 로펌 대표에게 잘 보이려 애쓰며 보내던 어느 날, 전문 변호사가 될 천재일우의 기회를 잡는다. 바로 고객이 인수한 폐업 직전의 동물원인 ‘동산파크’의 원장으로 부임해 동물원을 정상화시키는 것. 희망을 품고 찾아간 ‘동산파크’는 동물들도 관람객도 없이 썰렁했다.

 이곳을 반드시 정상화해야만 하는 태수는 직원들에게 동물 대신 동물탈을 쓰고 동물 흉내를 내자고 제안한다. 태수의 말도 안 되는 제안을 받아들인 직원들은 각각 북극곰, 사자, 고릴라, 나무늘보, 기린이 된다. 그날 이후 ‘동산파크’를 살리기 위해 진짜 동물처럼 행동해야 하는 그들의 고군분투가 계속된다. 

 어느 날 북극곰의 탈을 쓴 태수는 자신의 신분을 망각한 채 관람객 앞에서 콜라를 마시고, ‘콜라 마시는 북극곰’은 관람객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해치지 않아’는 매우 신선한 설정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영화에 나오는 ‘가짜 동물’들은 실제 동물이라고 믿을 수 있을 만큼 정교하게 표현됐다. 특수분장팀은 직접 수의사의 자문을 받아 4∼5개월에 걸쳐 ‘동물털 수트’를 제작했다. 수트를 입은 ‘가짜 동물’들이 진짜 동물처럼 보이기 위해 움직이는 장면은 폭소를 자아낸다. 

 영화 ‘해치지 않아’는 웃음과 재미 외에도 관객들에게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메시지를 전달한다. 우리 안에 갇힌 동물들에게 쓰레기를 던지고 자신들이 원하는 행동을 강요하는 모습을 통해 인간이 동물을 대하고 바라보는 태도를 꼬집는다. 또 좁은 동물원에 갇혀 인간들의 구경거리가 되는 동물들이 과연 행복할까라는 질문도 던진다. 

 이 영화는 ‘달콤 살벌한 연인(2006)’을 연출한 손재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손 감독은 "동물과 사람을 오가며 1인 2역을 펼치는 5명의 찰진 호흡이 유쾌한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며 "소재가 주는 신선함과 개성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해치지 않아’는 15일 개봉한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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