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중고차수출단지가 활기를 띠고 있지만 향후 전망은 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부지가 오는 7월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유원지 등) 일몰제를 적용받는데다, 연수구가 최근 송도 중고차단지 토지주에게 더 이상 재계약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14일 연수구와 업계 등에 따르면 통계가 집계된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중고차 수출이 처음 40만 대를 넘어 46만∼49만 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기준 38만2천223대로 이미 연간 최대 수출대수(2012년 37만3천472대)를 넘어섰다. 10월에만 4만7천481대가 수출돼 월간 수출대수도 최고 기록을 깼다. 월평균 수출대수는 3만8천222대로 11∼12월에 그대로 적용해도 지난해 42만445대가 수출된 셈이다. 월평균 중고차 수출액은 1천132억9천600만 원으로 연간 약 1조3천595억5천200만 원에 달한다.

송도 중고차단지가 이처럼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더 이상 부지 사용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고남석 연수구청장은 최근 송도 중고차단지 토지주에게 "계약이 끝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연간 계약을 하지 말라"고 제안했다. 송도유원지 부지(209만598㎡)의 용도를 바꾸기 위한 용역 결과를 고루 적용하려면 부지 사용계약이 체결돼 있지 않는 게 맞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송도 중고차단지 토지임대 계약은 내년 2월 종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송도 중고차단지 이전이 지역경제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는 수출액에다 중고차 수출 배후산업인 운송업, 정비업, 행정사, 관세사, 은행·환전 등 56개 업종까지 따지면 약 4조 원의 부가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송도 중고차단지가 인천시내 어디로 이전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는 최근 나온 송도유원지 용도변경을 위한 용역 결과를 조만간 박남춘 시장에게 보고할 방침이다. 이후 송도유원지 용역 결과 발표와 함께 중고차단지 이전 논의도 진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송도 중고차단지 이전 후보지는 남항 인근, 내항 4부두, 학익유수지, 청라투기장 등이다. 시, 인천항만공사(IPA) 등은 남항 인근 이전을 추진했고, 인천항발전협의회 등은 내항 4부두 이전을 주장하고 있다. 학익유수지·청라투기장은 일부 중고차업체, 시행사 등이 제안한 계획이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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