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홍옥 인천 북부교육지원청 학교폭력 상담사
안홍옥 인천 북부교육지원청 학교폭력 상담사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필자가 보기엔 그 원인이 성, 언어, SNS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므로 아동 시절 가정에서부터 이에 대한 올바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첫째 5살 이상 아동부터 가정에서 성교육을 제대로 실시해야 한다. 지난해 11월 성남의 한 어린이집에서 5세 여아가 같은 또래 남자 아동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은 사안이 발생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데서 보듯 아이들이 점차 조숙하고 정신 연령이 높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일찍 성교육을 가정에서부터 시키고 피해 예방 교육도 해야 한다. 

아동 전문가들에 의하면 발달 과정상 아이들의 성에 대한 관심은 만 3세부터 나타난다고 한다. 여성가족부 통계에 따르면 10세 미만 아동이 가해자인 성폭력 사건도 2018년 519건으로 3년째 증가추세이고 전 세계에서 줄고 있는 에이즈환자가 유독 한국만 매년 1천 명씩 늘어난다고 한다.(2019년 12월 12일자 언론 보도) 청소년의 성병 환자도 매년 30%씩 증가하는 추세다.(2019년 12월 1일자 언론 보도)

영유아 때부터 스마트폰을 통한 영상매체 노출이 늘어나는 것도 아이들의 성 인식 속도를 빨라지게 한다고 보기 때문에 부모들이 아직 어리니까 상관없다고 방심할 것이 아니라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 아동의 성적 피해는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에게도 평생 지울 수 없는 큰 상처로 남아 다른 피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그 피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말(언어) 교육이다. 실제 발생해 정식 처리되는 학교폭력의 유형별 건수를 보면 폭력이 가장 많은 유형을 차지하지만 최초 원인을 따져보면 90% 이상이 상대와의 원만하지 못한 언어소통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학교폭력으로 정식 처리되는 ‘언어폭력’ 정도는 아니더라도 상대의 자존감을 해치는 한마디의 말이 최초 원인이 되어 결국 큰 싸움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앞으로의 시대는 지식보다는 남과 다름을 인정하고 소통하며 다양한 요구와 문제들을 하나로 이끌 줄 아는 통합능력이 중요시되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이다. 다양한 인종 다양한 사회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사람과 잘 소통해서 통합능력을 얼마나 발휘하느냐에 따라 리더십이 평가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개념도 결국 ‘공감’이라고 하지 않는가. 공감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면서도 유머가 있는 말과 행동으로 여러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줄 아는 소통 능력을 길러야 한다. 

지난 연말에 경기도에서 초등 5학년 여학생이 같은 또래 다른 여학생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원인은 부모가 이혼했다는 등 자신에 대한 나쁜 소문을 퍼뜨리고 다녀 앙심을 품고 살해한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친구 간에 이른바 패드립이라 하여 부모의 흉을 보거나 상대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나쁜 말을 다른 친구들한테 전한 것이 원인이 되어 폭행으로 이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세 번째는 올바른 SNS 사용과 올바른 콘텐츠 사용이다. 사이버 관련 사안은 대부분 휴대전화로 행해지기 때문에 올바른 휴대전화 교육이 필요하다. 카톡이나 페이스북 등 SNS 소통은 그 전파 속도와 광역성에 있어 모두 아는 바와 같이 순식간에 전 세계에 퍼뜨릴 수도 있다. 타 시도에까지 걸쳐 심지어 잘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서도 SNS상으로 나쁜 소문이나 나쁜 말을 전달하거나 장난 삼아 댓글을 단 것이 문제가 돼 수많은 학생이 연루된 신고를 접한 학교 선생님은 이를 처리하기도 매우 어려운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유해한 성인 동영상을 보고 흉내를 내거나 아는 사람의 동영상을 함부로 유포하거나 이를 미끼로 협박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아동은 백지상태나 마찬가지다. 그 백지가 더러워지는 것은 가정과 사회에서 막말하고 타협할 줄 모르고 싸우는 어른들한테서 모두 배우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가정에서부터 모범을 보이고 상대가 싫다고 하는 행동은 무조건 즉시 중단하는 원칙과, 싫은 것은 싫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는 표현력도 가르치는 예방 교육에 힘써야 한다. 

학교폭력 예방은 아동기부터 올바른 성, 올바른 말, 올바른 휴대전화 사용 교육에서부터 시작됨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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