永某氏之鼠(영모씨지서)/永 길 영/某 아무 모/氏 성 씨/之갈 지/鼠 쥐 서

중국의 영주(永州) 사람 중에 일진(日辰) 따지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 쥐띠인 그는 쥐가 쥐띠 해의 신(神)이라 생각해 쥐를 사랑했다. 고양이와 개도 기르지 않았고 하인들에게도 쥐를 잡지 못하게 했다. 그러자 쥐들이 모두 모여들어 집안에 남아나는 것이 없게 됐다. 몇 년 뒤 그 사람이 이사를 가고 다른 사람이 와서 살게 됐다. 쥐들이 하는 짓거리는 여전했다. 새로 이사 온 사람이 생각하기를 ‘이것들은 어두운 곳에 사는 흉물(凶物)인데 분탕질이 너무 심하구나.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었지?’하고 고양이 대여섯 마리를 빌려다가 넣어 두고 문을 닫아 걸었다. 그리고 나서 쥐구멍에 물을 부어 넣고 하인을 사서 달아나는 쥐를 잡게 했다. 잡아 죽인 쥐가 언덕을 이룰 정도였다. 그 누구도 영원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없음을 풍자한 이야기다.  <鹿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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