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U-23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0일 태국 방콕 알파인 풋볼 캠프에서 열린 U-23 챔피언십 훈련 도중 김학범 감독의 지시가 끝나자 환하게 웃고 있다. 오른쪽은 21일 호주 U-23 축구대표팀 훈련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체크하고 있는 그레이엄 아널드 감독. /연합뉴스
한국 U-23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0일 태국 방콕 알파인 풋볼 캠프에서 열린 U-23 챔피언십 훈련 도중 김학범 감독의 지시가 끝나자 환하게 웃고 있다. 오른쪽은 21일 호주 U-23 축구대표팀 훈련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체크하고 있는 그레이엄 아널드 감독. /연합뉴스

1승만 더하면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하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의 모토는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다. ‘날마다 새로워진다’는 말처럼 팔색조 지략가인 김학범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겸 도쿄 올림픽 남자축구 최종예선에 나선 선수들에게 매 경기를 처음이자 마지막 경기처럼 뛰라고 주문한다.

U-23 대표팀은 22일(한국시간 오후 10시 15분) 태국 랑싯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대회 4강전을 치른다. 대회 1∼3위 팀은 개최국 자격으로 1장을 미리 확보한 일본과 함께 올림픽 본선에 오른다. 한국은 이제 호주만 꺾으면 결승전 결과에 상관없이 도쿄행 티켓을 얻는다. 다만 패하면 사우디아라비아-우즈베키스탄 4강전 패자와 25일 마지막 한 장 남은 ‘도쿄행 티켓’을 놓고 혈투를 펼치는 부담을 떠안게 된다.

김학범호의 호주전 필승카드의 핵심은 ‘컨트롤·비수·조커’로 집중된다. 후반마다 흔들리는 조직력 유지도 필수다. 호주는 조별리그를 1승2무로 통과하고 시리아와의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0으로 승리했다. 조별리그부터 8강전까지 4연승을 달린 한국과 비교하면 4강전은 승산이 있다. 8강전까지 호주는 5골(3실점), 한국은 7골(3실점)을 기록했다. 실점은 동률이지만 득점력에서는 한국이 앞선다.

김 감독은 호주와 4강전에서도 ‘팔색조 선수 구성’이 예상된다. 지금까지 ‘7명→6명→8명’의 순서대로 선발 명단을 바꿔 오다 보니 상대 팀 역시 한국의 전술 분석에 애를 먹고 있다.

지략가인 김 감독이 전술과 더불어 일관되게 강조한 것은 조직력과 정신력 강화다. 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과 조별리그 3차전이 끝난 뒤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끝난 것은 다 잊어버리고 다시 시작이다. 우리들의 가장 큰 적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우리 자신을 컨트롤하지 못하면 비수가 돼 돌아온다"고 강조했다. 승리의 기쁨에 도취하지 말고 새로운 정신 자세로 다음 경기를 준비하자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김 감독은 요르단과 8강전을 앞두고는 "우리 플레이를 진득하게 하면 상대는 제풀에 지치게 돼 있다. 내가 분명히 확신한다. 오늘은 조커가 승부를 결정짓는다. 준비하는 사람과 나가는 사람들 마음 단단히 먹어라"고 주문했다.

김 감독의 말은 경기에서 그대로 적중했다. 후반전 조커로 투입된 이동경(울산)의 후반 추가시간 ‘프리킥 극장골’로 2-1 승리를 따내 4강에 올랐다.

안 좋은 쪽으로도 김 감독의 주문은 적중했다. 한국은 전반에 이른 선제골을 넣고도 추가골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후반 조직력이 급속히 떨어져 실점했다. 김 감독의 말처럼 ‘우리만의 진득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해 허점을 노출했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수적으로 우위에 있는 지역에서도 자꾸 어려운 지역으로 볼을 끌고 들어가는 상황이 나왔다. 간결하게 풀어나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게 문제다. 꼭 수정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학범호가 스스로 컨트롤을 잘해 비수를 만들지 않고 조커의 해결사 능력까지 발휘하면 호주를 꺾고 그라운드에서 태극기를 펄럭이며 ‘도쿄행 티켓’을 자축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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