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인천의 전통시장을 소개한다. 올해는 온누리상품권을 연말까지 스마트폰 앱에서 10%(최대 70만 원) 할인된 금액으로 구입할 수 있다고 하니 함께 이용하면 더욱 좋을 듯하다. 인천에는 53개 전통시장이 대형 마트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갖추고 있다. 설 연휴 가족·친지들과 전통시장을 방문해 추억을 쌓는 것도 명절의 묘미가 아닐까.

거북시장
거북시장

# 거북시장

 서구 석남동에 자리한 거북시장. 이곳의 이름은 ‘거북상회’라는 가게에서 비롯됐다. 1960~1970년대 거북상회가 번창하면서 이 가게를 중심으로 거북골이라는 명칭이 생겼다. 3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지역의 대표 전통시장(정식 개장 2005년)으로 자리를 지켰다. 현재 122개 점포가 운영되고 있다. 오랜 시간 주민과 함께 한 만큼 시장 곳곳엔 단골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10여 년 전 가격 그대로 짜장면을 팔고 있는 자그마한 중국집, 아는 사람만 즐겨 찾는다는 보쌈집, 그리고 족발·닭꼬치·떡볶이·순대 등 먹거리를 파는 맛집들이 즐비하다. 또 각종 과일과 싱싱한 생선, 식재료들이 풍부해 인근 주민들의 식탁을 책임지고 있다. 마트와 잡화, 화장품, 그릇 할인매장도 있어 서민들의 친근한 알뜰 장터로 자리매김했다.

 한편, 석남2동 가정로와 거북로를 따라 형성된 거북시장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호황을 누리다 점점 쇠퇴했다. 이후 88올림픽 때 도로 정비를 위해 거북시장 주변 도로에서 노점을 펼쳤던 상인들을 모아 당시 교통량이 적었던 현재 장소에서 장사를 하게 했다. 처음 50여 개였던 노점은 장세가 커져 현재로 발전했다.

모래내시장
모래내시장

# 모래내시장

 모래내시장은 1984년 한두 개 노점으로 시작해 30여 년 가까이 이어온 전통시장이다. 한때 주변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철거 통보까지 내려졌지만 상인들이 힘을 모아 시장을 지켰다. 대로를 중심으로 아파트 단지와 빌딩숲 사이에 수십 개의 상점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 모래내시장은 보고 먹고 사는 재미가 커 대형 쇼핑몰이 부럽지 않다. 

 농산물 도소매시장으로 시작해 현재는 의류, 가전, 가구, 그릇, 침구류, 보석, 각종 공산품은 물론 축수산물, 식료품, 청과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이 판매되는 만물 시장이다. 규모도 규모지만 시장을 다녀간 사람은 누구나 먹거리에 감탄한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종류와 맛이 다양한 꼬마김밥과 어묵, 떡볶이 등 분식을 비롯해 방송에 소개된 홍어회 무침, 대형 마트에서 살 수 없는 수제 강정 등 먹는 재미가 두 배다.

 특히 건강에 좋은 반찬을 직접 만들어 판매해 지식경제부장관상을 받은 가게도 있다.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만 맛을 내 입소문이 자자하다. 최근엔 우수한 품질과 저렴한 가격, 쾌적한 쇼핑환경으로 외국인의 발길도 잦다.

 한편, 구월동 문화예술회관 맞은편에는 밴댕이 식당이 즐비하다. 주로 밴댕이회와 무침, 구이다. 주꾸미, 물텀벙, 한치, 준치, 병어, 꽃게탕, 우럭, 조기 등 다양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강화풍물시장
강화풍물시장

# 강화풍물시장

 신바람 한 자락에 가던 걸음 멈추고 뒤돌아서게 만드는 곳. 강화풍물시장이다. 강화풍물시장은 1993년 동천락 복개터에 자리잡은 후 정비 작업을 거쳐 2007년 문을 열었다. 종류가 다양한 상점과 식당들이 즐비하다. 강화 특산물인 화문석을 비롯해 순무김치, 사자발약쑥, 속노랑고구마, 건어물과 각종 젓갈류도 풍성하다.

 화문석 코너에는 고려시대부터 중국 수출품으로 명성을 날렸던 꽃돗자리 외에도 전통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수공예 소품들이 가득하다. 바다를 품고 있어 말린 생선은 물론 명란젓, 조개젓, 창난젓, 갈치속젓 등 다양한 젓갈도 싸게 살 수 있다.

 건물 내 상설전통시장과 함께 매달 5일 간격으로 장이 열린다. 2·7·12·17·22·27일에는 시장이 더욱 다채롭고 풍성하다. 상인과 지역 농민, 어민 등 노인들이 펼쳐놓은 좌판엔 정이 넘친다. 풍물시장 앞마당은 강화 특산물을 포함해 뒷산에서 캐 온 나물·고추 등 농작물과 수수 빗자루까지 그야말로 없는 것이 없는 만물 장터다. 활력과 인심은 덤이다.

 한편, 강화 더리미장어마을에는 장어구이 전문식당이 많다. 이 식당들은 더리미포구에서 잡히는 장어를 사용해 신선도가 최상이다. 어린이와 함께라면 옥토끼우주센터도 들러 볼 만하다. 우주과학박물관을 비롯해 야외테마공원, 사계절 썰매장 등을 갖췄다. 강화아르미애월드도 약쑥을 테마로 한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용현시장
용현시장

# 용현시장

 1960년대 수봉산 일대에는 이주촌이 형성됐다. 한일극장 주변으로 상점과 노점이 늘면서 상권이 이뤄졌고 용현시장이 생겼다. 초기에도 1천여 개 이상의 점포가 운영됐고, 수인선 열차가 송도까지 운행됐을 때는 남동구, 경기도 안산시 등 각지에서 장을 보기 위해 몰려들 정도로 성황이었다. 편의성 위주의 쇼핑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잠시 주춤했지만 2005년 전통시장시설 현대화사업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2007년 상인회장을 선발해 전국 최초로 매달 22~28일 사이 상설시장 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보호원 조사통계에서 전통시장 중 가장 활성화된 곳으로 평가받았다. 현재 반찬가게, 식료품, 수산물, 의류, 축산물, 과일, 잡화 등 400여 개 점포가 운영되고 있다. 특히 ‘뮤직박스’를 통해 매주 월·토요일 오후 2~4시 상인과 고객의 신청곡을 받아 방송을 진행한다. 상인의 삶이 깃든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아기자기한 ‘까실카페’에서 담소도 나눌 수 있다.

 한편, 용현시장에서 도보 5분 거리에는 인천의 명물 물텀벙거리가 있다. 물텀벙은 아구의 인천식 표현으로 생김새가 좋지 않아 예전 어부들이 잡자마자 물로 집어던졌고 ‘텀벙’ 소리가 커 물텀벙이라 했다. 맛을 보기 위해 인천시민은 물론 수도권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인천종합어시장
인천종합어시장

# 인천종합어시장

 인천종합어시장은 1880년대 말 인천에 살던 일본인들의 생선 소비량이 늘면서 자연스레 생겨난 수산시장이라고 알려져 있다. 개화기 인천의 역사와 함께 성장해 왔다. 현재 시장은 인천시가 1975년 연안부두 일대를 메워 도시정비사업을 벌이면서 만들어졌다.

 이곳은 전국에서 당일 직송되는 수산물을 수도권으로 유통하는 기능을 한다. 또 서해 연안에서 어민들이 직접 잡은 싱싱한 수산물을 공급하고 있어 관광객들로 사시사철 붐빈다. 당일 잡은 꽃게, 새우, 조개, 광어, 우럭 등 400여 종의 수산물을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한국 최대 어종이 모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장 내 500여 개 점포들은 선어부, 소매부, 활어부, 건어부와 젓갈부, 패류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선어부에서는 활어와 자연산 선어회를 즉석 포장할 수 있다. 식당에서는 다양한 회와 매운탕을 맛볼 수 있다. 젓갈부는 다양한 젓갈을 취급하지만 특히 새우젓이 으뜸이다. 어시장이 공동 보유한 토굴에서 1년간 숙성시켜 만들기에 명품 젓갈로 알려져 있다.

 한편, 연안부두밴댕이회무침거리 내 전문요리점은 온갖 양념에 채소와 밴댕이회를 넣고 무쳐 매콤한 맛이 일품이다. 밥, 시래기된장국, 간장게장, 김치, 상추 등이 따라 나와 밥에 비벼 회덮밥으로 먹기도 한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자료=인천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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