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의 국내 확산 여부를 가름할 ‘1차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전문가들은 설 연휴 동안 지역 간 이동이 증가하고, 중국 관광객 입국도 늘어나 확진환자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이 우한을 떠나는 항공편과 기차, 장거리 버스 운영을 잠정 중단하는 ‘우한 봉쇄령’을 내렸지만, 이미 우한을 떠난 사람들의 이동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우한 폐렴에 걸린 환자가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잠복기 상태에서 국내에 들어왔다면 검역망을 통과했을 수 있다.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확진환자의 접촉자 31명도 지역사회에서 능동감시 중이다. 

 일반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는 3∼7일 잠복기를 보이며, 14일까지 이어질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잠복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춘절을 맞이해 중국인 여행객이 들어올 수 있다"며 "확진환자가 (추가로) 생길 수 있는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국에서 환자가 우한 지역을 벗어나 발생하고 있는 것도 위험 요소다. 중국 내 환자 대부분은 우한시가 있는 후베이성에서 나오고 있지만, 베이징과 상하이에서도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최평균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한시 외에 베이징에서도 환자가 나왔고 우리나라와 태국, 일본으로 환자가 유입됐다"며 "환자가 우한지역을 벗어나 발생하면서 역학적 연관성만으로 환자를 찾아 관리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고 진단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감염병 유행지역을 우한시로 한정했지만, 환자 발생 양상을 고려해 향후 유행지역을 확대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정 본부장은 "현재는 우한시 이외 다른 지역에서는 지역 내 광범위한 전파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계속 위험평가를 진행해 유행지역을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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