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자 처벌은 읍참마속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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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자 처벌은 읍참마속 필요
안재근 수원남부소방서 소방행정팀장/소방경
  • 기호일보
  • 승인 2020.01.29
  •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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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근 수원남부소방서 소방행정팀장
안재근 수원남부소방서 소방행정팀장

음주운전자에 대한 읍참마속(泣斬馬謖)의 결단이 필요하다. 옛 선현들의 지혜를 빌려 보자면 모름지기 술(酒)이란 잘 먹으면 보약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되레 독약이자 패가망신(敗家亡身)의 지름길이라고 했다. 지난해 6월 25일부터 음주운전 단속과 처벌 기준을 크게 강화한 도로교통법 개정안, 이른바 ‘제2윤창호법’이 시행됐다. 강화된 법안에 따르면 면허정지 처분 혈중 알코올농도는 0.05%에서 0.03%로, 면허취소 수치는 혈중 알코올농도 0.1%에서 0.08%로 낮아진다. 음주운전 벌칙 역시 징역 5년과 벌금 2천만 원으로 상향되며 피해가 크거나 상습범의 경우 무기징역까지 처해진다. 하지만 강력한 법의 제재와 단속 등도 음주운전 근절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운전자 스스로 올바른 의식을 갖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한 잔은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음주운전은 나뿐만 아니라 타인의 생명까지 위태롭게 하는 무서운 범죄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음주 단속 기준이 강화된 만큼 소주 한 잔도 단속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음주운전 처벌 강화와 관련 고사성어는 ‘읍참마속’이었다. 울면서 마속(馬謖)을 참수(斬首)한다는 이야기이다. 제갈량은 삼국통일과 한실부흥의 대업을 이루기 위해 북벌(北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북벌에 나선 제갈량은 전략적 요충지인 가정(街亭)을 지키기 위해 그가 아끼는 장수인 마속에게 출전을 명령했다. 그러나 마속은 자신의 재능을 과신한 나머지 잘못된 전술을 채택했기 때문에 참패를 당하고 말았다. 그 결과 한실부흥이라는 촉한의 국가적 숙원사업인 북벌 자체가 허사가 돼 버렸으며, 패전의 책임을 물어 마속을 치죄(治罪)할 수밖에 없었다. 제갈량 자신도 마속을 아끼고 있었고, 다른 장수들도 참수형만은 재고할 것을 요청하였지만, 눈물을 뿌리며 마속을 참수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최근 소방공무원들이 음주운전으로 입건되는 사례가 종종 보도되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소방공무원들이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내는 등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아이러니한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우리 소방서에서는 명절, 연말연시 등 취약시기 음주운전 경보·주의보 발령으로 경각심 고취와 음주운전 재발 방지 및 건전한 직장 분위기 조성을 위한 전 직원 특별교육과 더불어 음주운전자에 법과 원칙에 따른 엄격한 처분을 하고 있다. 

특히 간부(소방위 이상), 운전업무자, 신분은폐자, 음주운전 불응자, 재범자 등에 대해서는 징계의결 가중처분된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소방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하지 않는다면, 음주운전 근절에 대한 엄격한 처분을 하지 않는다면 국민들의 신뢰를 잃어 버릴 것이다. 특히 마속의 참수형을 말리는 다른 장수들에게 제갈량이 했던 말을 명심하고 또 명심해야 할 것이다. "손무(孫武)가 싸우기만 하면 승리를 거뒀던 것은 군율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이런 전쟁터에서 개인적인 정 때문에 군율을 무시한다면 어떻게 적을 평정할 수 있겠는가?"

한 개인의 경우는 물론이고 특히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사람들은 음주운전을 해서는 안된다.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은 울면서 마속을 참수한 제갈량의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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