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청 항만정책과 관계자들이 28일 평택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평택=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평택시청 항만정책과 관계자들이 28일 평택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평택=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잠잠해질 때까지 화물만 운송하고 승객은 태우지 않습니다."

28일 오후 1시께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 대합실. 평소 하루 1천여 명에 달하는 중국인 소무역상(보따리상)과 관광객이 드나들어 조용할 틈이 없는 이곳에 정적이 흘렀다. 중국인 20여 명만 자국으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 자리를 지켜 썰렁한 기운마저 감돌았다.

이곳에서 만난 한 선사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당분간 컨테이너를 실은 배만 운행된다"며 "오후 3시 중국으로 떠날 예정이었던 페리 노선은 취소됐다. 승객 탑승 개시 일자는 미지수"라고 귀띔했다.

이날 중국으로 출항하려던 평택항-웨이하이(교동훼리) 노선은 한국인 20여 명이 승선 예정이었지만 선사에 의해 탑승이 취소됐다.

다만, 2시간 후인 오후 5시께 평택항-룽청(대룡해운) 노선은 내국인 탑승을 제외한 채 중국인 90명만 태우고 출항했다.

평택항 선사들은 컨테이너만 운송할 계획이다. 중국 당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29일부터 여객 운송 중단을 요청해 왔기 때문이다.

중국인 소무역상들이 물건을 거래한 뒤 출항시간을 기다리며 평소 휴식을 취하던 평택항 마린센터 내 1·2층 휴게실 역시 이날 아침부터 폐쇄된 상태였다.

평소 이곳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연 5회씩 소독을 실시해 왔다. 이곳을 관리하는 경기평택항만공사는 29일부터 2월 11일까지 마린센터 내 전체 소독 및 방역을 시행하고 소독제를 비치할 방침이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소독업체를 섭외해 29일부터 건물 내 1일 1회 소독을 실시하고, 중국인 휴게실은 1일 2회씩 추진할 예정"이라며 "또 항만공사 자체적으로 1일 1회 방역을 추가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평택시 관계자도 "검역소에서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개인별로 체온을 측정하고 질문서를 받았다"며 "중국에서도 1천400명 정도의 단체여행객이 예약돼 있었지만 전부 취소했다. 적어도 이번 주는 컨테이너만 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부터 평택시내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전면 휴원령이 내려지면서 운영이 중단됐다. 이날 오후 ‘평택항시립어린이집’ 입구에는 ‘우한 폐렴 관련 임시 휴원 안내’를 알리며 31일까지 임시 휴원한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부착돼 있었다.

취재진이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직원들은 아동들의 감염에 대비해 외부인의 출입을 극구 거부한다며 한사코 거절했다.

한편, 평택에서는 지난 20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방문했다가 귀국한 55세 한국인 남성이 국내 네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로 확진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오후 언론브리핑을 통해 네 번째 확진자 접촉자 수는 총 172명이고 이 중 밀접접촉자는 95명이라고 발표했다.

평택=김재구 기자 kjg@kihoilbo.co.kr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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