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땐 뇌 과학, 실천할 땐 워크북
앨릭스 코브 / 심심 / 1만9천 원

「우울할 땐 뇌 과학, 실천할 땐 워크북」은 ‘예민한 성격 탓’이라거나 ‘의지가 약해서 걸리는 병’이라는 식으로 우울증의 원인을 개인에게 돌리는 기존 시각에서 벗어나 ‘뇌의 문제’, ‘생물학적인 문제’로 접근한 최초의 책이다. 

 책은 우울과 불안을 일으키는 뇌 회로들을 간단히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첫 장에서 저자는 뇌의 각 영역별 구조와 기능을 알려 주면서 우울증일 때 뇌가 어떤 상태에 빠지는지를 자세히 설명한다. 우울증을 뇌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로 정의하고, 우울증이 발생하는 이유와 메커니즘을 뇌과학적으로 세심하게 전한다. 그 과정에서 우울증 당사자는 문제를 객관화하고 우울증이 본인의 탓이 아님을 받아들일 수 있다. 

 「우울할 땐 뇌 과학, 실천할 땐 워크북」은 읽는 책이 아니라 읽고 실천하는 책이다. 이 책에는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주는 합리적이고도 구체적인 10가지 실천법이 등장한다. 그 방법 중에는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것도 있지만 수십 년, 심지어는 수 세기 동안 활용돼 오며 효과가 입증된 것도 있다. 기분을 나아지게 하고, 수면의 질을 향상시키며,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수많은 방법을 안내한다. 

 10가지 실천법은 ‘이해하고 인식하기’, ‘뇌를 돕는 활동하기’, ‘운동하기’, ‘호흡하고 마음의 긴장 풀기’, ‘잘 자기’, ‘다른 사람과 연결되기’, ‘그럭저럭 괜찮은 결정 내리기’, ‘마음챙김과 받아들임’, ‘습관의 강력한 힘’, ‘감사하기’이다. 마지막 11장 ‘뇌가 당신을 방해할지라도’에서는 실천의 ‘지속’을 강조한다. 

 이 책은 간단하게는 우울증과 불안증을 자가진단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부터 매일 워크북 내용을 실천에 옮기도록 해 주는 활동 일정표, 잠의 질을 높여 주는 수면일기 양식, 마음챙김 호흡법과 마음챙김 호흡 일지 양식, 나쁜 습관을 좋은 습관으로 대처하게 해 두는 습관일지 양식까지 책 내용을 즉시 실행에 옮기도록 독려하는 다양하고 효과적인 도구를 제공한다. 

 독자는 그 길을 따라 할 수 있는 것부터, 하고 싶은 것부터, 하기 쉬운 것부터 하면 된다. 그러나 적어도 하나는 꼭 해 보기를 권유한다. 책에서 안내하는 내용대로 차근차근 따라 적어 보거나, 실행해 보거나, 움직여 보기만 하면 된다.  

향모를 땋으며
로빈 월 키머러 / 에이도스 / 2만5천 원

북아메리카 원주민 출신 식물생태학자가 과학의 길을 걸으면서, 또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면서 겪고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쓴 책이 나왔다.

책에는 두 가지 이야기가 교차한다. 시골에서 자연과 더불어 놀던 한 소녀가 대학 식물학과에 들어가고, 또 세계적인 생태 프로그램에 들어가 과학자의 길을 가는 이야기가 있다. 다른 하나는 핍박받았던 소수 원주민 부족의 문화와 역사를 되살려 내고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다. 

그 속에서 저자는 옛이야기와 새로운 이야기, 원주민들의 토박이 지혜와 과학의 섞어짓기를 모색한다. 두 가지 앎을 홑짓기가 아니라 섞어짓기를 할 때 우리는 착취적 관계로 얼룩진 대지와 땅을 회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조각난 인간과 자연의 관계, 자연을 착취하는 자본주의적 상품경제는 인간과 자연의 호혜성의 비밀을 밝히는 과학, 감사의 문화와 선물경제의 의미를 되살리는 원주민의 전통과 지혜 속에서 진지하게 성찰된다. 

책에는 식물학적 지식과 원주민의 신화와 문화, 삶의 지혜와 철학, 자연을 대하는 겸손한 과학자의 언어와 태도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채리티:워터
스캇 해리슨 / 천그루숲 / 1만6천 원

술과 마약에 빠져 살던 나이트클럽 프로모터가 하룻밤에 86억 원을 모금하는 자선단체의 CEO가 됐다.

이 책은 깨끗한 물로 1천만 명을 살린 남자의 영화 같은 이야기다. 저자의 개인적인 구원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뜻을 함께 해 준 후원자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책은 크게 세 파트로 구성돼 있다. 1장 ‘뉴욕 맨해튼, 나이트클럽에 입성하다’는 저자의 어린 시절 이야기다. 저자는 고교 시절 밴드 활동을 하며 뉴욕 맨해튼의 나이트클럽 생활을 시작한다. 10년 동안 무분별한 생활을 하던 어느 날 몸에 마비 증상이 생기자 ‘내 인생의 정반대는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쾌락에 찌든 삶을 정리하게 된다. 

2장 ‘사람들이 이런 물을 마신다고?’에서는 저자가 서아프리카에서 2년 동안 봉사활동을 하며 자선단체 ‘채리티워터’를 만드는 과정을 그린다. 어느 날 의사들과 대화하던 중 저개발국의 질병 반 이상은 ‘깨끗한 물’만 있다면 치료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들에게 우물을 파서 깨끗한 물과 위생적인 환경을 만들어 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마지막 3장 ‘깨끗한 물을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에서는 신뢰할 수 있는 자선단체를 증명하기 위한 ‘100% 기부모델’과 후원자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투명한 기부금 운영, 그리고 남다른 스토리텔링을 통해 더 많은 후원자들이 더 많은 기부를 하도록 만드는 ‘채리티워터’만의 브랜딩 방법을 소개한다. 9월 생일자 캠페인과 같은 ‘생일 기부’, ‘기부 갈라쇼’ 등 색다른 아이디어로 모든 사람들에게 숙제처럼 느껴지던 기부를 축제로 만든 채리티워터의 혁신적인 브랜딩 비결을 알아보자.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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