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공포에 휩싸여 술렁이고 있다. 확진자가 7천700명을 넘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사망자가 170명을 넘어서는 한편 인체감염 사례까지 확인되고 있다. 감염병 확산 범위가 넓고 속도도 빠르니 많은 사람들이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그러나 근거 없는 가짜뉴스가 혼란을 가중하고 ‘질병’에 대한 공포가 ‘중국인’에 대한 공포로 이어지는 현상은 매우 우려스럽다. 

중국에서 거리에 쓰러지는 사람의 영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탓인 것처럼 확산되는가 하면 야생동물 식용 습관에 대한 무차별적인 비난과 혐오의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세 번째 확진자가 고양 스타필드에 다녀갔다는 이야기가 인터넷 카페와 에스엔에스(SNS) 등을 통해 급속도로 번져나가 질병관리본부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청와대 게시판엔 ‘중국인 입국 금지 청원’ 서명자가 50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하지만 중국인 차별이나 출입금지 등의 조치는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커지게 되는데, 의심 증상 신고를 꺼리게 해 검역 사각지대를 키우거나 중국과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우한 쇼크가 커지면서 중국 경제가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는데 중국은 한국 수출품의 26%가 향하는 최대 시장으로 한국 경제에 미칠 충격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가짜뉴스를 차단하고 국가 간 관계 악화를 막으려면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 전달이 이뤄져야 한다.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말이 있다. 세 사람이 호랑이를 만든다는 뜻으로 「한비자」 ‘내저설(內儲說)’ 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말이 아무리 거짓이라고 하더라도 여러 번 되풀이하면 참인 것처럼 여겨질 수밖에 없음을 가리키는 말로 국민들이 가짜뉴스에 휘둘리지 않도록 정부는 신속하고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는 한편 향우 이번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칠 수 있는 거시적 영향까지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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