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관광의 첨병 역할을 해 왔던 경기관광공사가 2020년에는 기존 방식을 탈피하고 과감한 직접 투자와 시·군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경기도 관광의 전기를 마련할 계획이다.

그동안 도내 주요 관광 행사의 대행을 맡아 오면서 보조기구 역할을 해 왔던 것에 벗어나 ‘경기도 관광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과 같이 도 관광의 미래를 그릴 수 있는 구체적인 사업을 실행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유동규 경기관광공사 사장에게서 2020년 새해 들어 경기관광공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해 성과를 되돌아본다면.

▶우선 평화관광 활성화와 신규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공을 들였다.

임진각, 캠프 그리브스 평화관광 활성화를 위해 셔틀버스 및 체험 전시를 개최했다. 또 경기북부 관광 인프라 구축 및 활성화를 위해 경기북부 체험형 야간관광 콘텐츠를 도입하는 등 구체적인 방안을 실행했다.

이 밖에 글로벌 경기관광 브랜드 마케팅을 다각화하기 위해 해외 주요 시장 6개국에서 7개 TV 프로그램을 경기도에서 촬영하도록 유치했다. 해외 유력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경기관광 콘텐츠도 제작해 유포했으며, 글로벌 마이스 행사 및 아시아 지역의 대형 인센티브도 유치하는 성과를 냈다.

도내 여행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에서는 전국 및 경기도민을 대상으로 도내 명소 발굴 공모전을 가졌으며, 온·오프라인 마켓을 활용해 수요자 맞춤형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판로를 구축했다.

내부적으로는 행정안전부 고객만족도에서 역대 가장 높은 점수를 얻어 전국 관광공사 중 환산평점 1위를 기록한 것도 나름의 성과다. 

지난해 공사는 경기도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에서도 그룹 내 최고점을 기록, 2년 연속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취임 1년이 흘렀다. 1년간의 운영 경험을 통해 얻은 바가 있다면.

▶취임 이후 공사 업무를 이해하고 운영하다 보니 마치 경기도 중요 관광행사의 대행업체 같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러다 보니 자체적으로 수익을 낼 수가 없는 구조였다. 경기도뿐 아니라 전국 어느 관광공사도 이러한 방식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

올해부터는 행사를 대폭 줄이고 자체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행사를 준비해 수행할 예정이다. 지난 1년간 관광공사로서 본연의 일을 할 수 있도록 내부 프로세스와 조직 정비를 마쳤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경기도 관광 위축이 우려되는데.

▶사드(THAAD) 사태 이후 큰 감소 폭을 보인 중국 관광객을 올해부터 정상화하기 위해 프로세스를 준비하던 차에 이번 일이 터져 아쉬움이 남는다. 도내 4개 시(市) 시장들과 함께 중국을 방문해 현지에서 세일즈를 할 계획이었는데 연기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잠잠해지면 실행할 수 있는 과제들에 대해 철저히 준비해 당초 세웠던 올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

-시·군과의 협업체계 확보를 위한 계획은.

▶도내 31개 시·군이 각기 다른 관광자원을 통해 관광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그와 관련된 데이터가 없어 도-관광공사-시·군 간 시너지가 발생되지 못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올해는 경기 관광의 철저한 데이터베이스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기초적인 관광시설부터 시작해 식당, 전시시설 등 모든 관광자원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여 경기도 관광산업을 총망라한 플랫폼을 구축할 생각이다.

첨단시설이 가장 많은 경기도인 만큼 경기도를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관광도 첨단화돼야 한다. 경기도의 다양한 관광자원을 디지털화해 세금 낭비를 막고 효과적으로 관광객을 유치해 나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관광산업은 이제 단순히 관광객을 모으는 것에 끝나지 않고 4차 산업의 하나가 됐다. 관광만 제한적으로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 적극적인 행정과 기획으로 문화 연계 관광, 한류관광, 의료관광 등 다양한 분야와 접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라도 도는 물론 31개 시·군, 관광업계와 협력해 관광을 발전시켜야 한다.

31개 시·군의 관광정책과 목표, 예산, 주력 관광지 정보를 파악하고 총괄하는 대외협력 TF를 구성했으며, 남부와 북부를 나눠 협력관도 채용했다.

공사는 장기적으로 31개 시·군, 도 관광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갈 것이며, 확장성을 가진 빅데이터 기반 디지털화 정보를 통해 관광산업 자체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고부가가치 산업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하려는 것이 이번 플랫폼 구축의 목표다.

-올해 새로 추진되는 사업은.

▶영화산업을 적극 활용하고자 이전까지 간접적인 방식으로 홍보했던 것을 직접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식을 마련 중이다.

도와 31개 시·군이 영화시장에 PPL(간접광고)로 사용하는 금액은 연간 20억 원 수준이다. 이 같은 방식은 막상 돈은 들이는데 저작권 등 영화와 관련된 아무런 권한을 가질 수 없다.

미디어 시장이 매우 커지는 현 상황을 봤을 때 공공기관도 발 빠르게 대처해야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영화에 공사가 투자를 한다고 하면 의례적으로 투자 대비 수익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영화와 관광을 접목하면 해당 지역의 관광 활성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낙후지역에 숨을 불어넣는 등 다양한 시도도 할 수 있고, 그에 따른 공적 파급력도 키울 수 있다.

그러한 시도를 과거에 간접적으로 해 왔다면 직접 투자를 통해 공사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DMZ관광의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있다면.

▶지난달 29일 임진각 DMZ생태관광지원센터에서 DMZ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2020 경기관광 활성화 포럼’을 가졌다. 포럼을 통해 얻은 결론 중 하나는 ‘알아야 찾는 것이고, 찾아야 사랑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DMZ에는 연간 600만 명의 관광객들이 찾아왔지만 이들에게 보여 줄 것이,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콘텐츠가 없었다. 앞으로는 달라져야 한다. 임진각에서 직접 경험하고, 임진각이 갖고 있는 다양한 가치를 관광객들이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공사가 임진각에 ‘통일박물관’ 설치를 추진하는 것도 이러한 방책 중 하나이다. 통일이 가진 특수성을 박물관에 담아내고, DMZ의 가치를 알리고 이야기해 주는 스토리텔링이 실현되는 공간으로 준비해 나갈 방침이다.

통일에 대해 추상적인 의미만 주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임진각이 왜 분단의 상징이 됐는지 등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평화공원 조성 추진의 경우 남북·북미 관계 문제로 인해 현재로서는 답보 상태인데, 앞으로는 향후 북측이 참여할 수 있는 여지는 남겨 둔 채 남측이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공사가 제작한 영상 콘텐츠가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만든 경기관광 홍보 영상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많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이것 역시 외국인들이 경기도를 찾아올 수 있는 관심을 유도하는 방편 중 하나이다.

올해는 지난해의 틀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전 세계 유명 유튜버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가질 계획이다. 

경기도의 관광을 알리는 다양한 영상을 유명 유튜버들이 참여해 만들면 더 다양한 시각으로 많은 콘텐츠가 만들어질 수 있다. 공모 방식도 조회 수와 ‘좋아요’ 등으로 우수작을 선정할 계획으로, 다수의 경기관광 홍보 영상물들이 경쟁을 하면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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