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경자년을 맞으며 수원시는 신년 화두로 ‘노민권상(勞民勸相)’을 발표했다.

‘서로를 위로하고 돕는 사람들의 도시’라는 뜻의 이 네 글자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시민을 위로하고, 시민들은 서로 힘을 모아 대내외적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국 226개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규모가 큰 수원시는 전국 곳곳의 지자체들이 각종 재난과 재해는 물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가장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밀며 ‘맏형’의 위상에 걸맞은 행보를 보였다.

서로를 위로하고 돕는 도시 수원시가 그동안 걸어온 발자취를 돌아봤다.

강릉 수해 때 수원시민들이 기부한 헌 수건이 전달되고 있다.
강릉 수해 때 수원시민들이 기부한 헌 수건이 전달되고 있다.

# 재난 구호 현장엔 수원시가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지난해 11월 16일 ‘제16회 자원봉사자의 날’을 맞아 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십시일반의 마음으로 자원봉사자들과 동행하고, 봉사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특히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사람향기 나는 수원을 만드는 길에 동행하겠다"며 "이제는 자원봉사자들의 처우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로, 자원봉사자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봉사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보완하는 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수원시는 자치단체장이 평소 자원봉사에 큰 관심을 갖고 애정을 쏟고 있다. 덕분에 지역 봉사자들이 전국을 누비면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 10월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침수피해가 극심했던 강원도 강릉시에 수원시자원봉사센터 재난·재해 전문봉사단 40여 명이 가 피해 복구에 동참했다. 또 침수가구를 복구할 때 수건이 많이 필요한 상황임을 알게 된 시는 시민들에게 기부받은 헌 수건 1천500장을 보냈다.

 그해 4월 초께 강원도 고성군에 화마가 덮쳤을 때도 시 공직자와 시민은 한마음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산불 발생 이튿날인 5일 고성 산불 현장대책본부를 방문한 시 대표단은 이재민에게 지원할 1천만 원 상당의 구호물품(치약·샴푸·물티슈·휴지·수건 등)을 전달했다. 공직자, 산하기관 직원 3천600여 명은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금해 3천570만여 원을 기탁했다.

 그 뿐만 아니라 수원시자원봉사센터는 피해 복구 작업을 도울 자원봉사자를 지원하는 한편, 이재민과 자원봉사자를 위한 ‘사랑의 밥차’ 지원을 통해 체육관에서 생활하던 이재민들에게 3일 동안 약 1천800인분의 음식을 제공했다.

 수원시자원봉사센터·수원시징검다리봉사단·경기도교육자원봉사단체협의회 관계자들이 모은 성금 250만 원, 90여 명의 시 주민자치위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성금 200여만 원 등 민간단체의 지원도 잇따랐다.

 앞서 2017년 11월 1천500여 명의 이재민을 발생시킨 포항 지진 당시에도 시는 이재민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지난해 4월 강원도 고성 산불 당시 사랑의 밥차 자원봉사 모습.
지난해 4월 강원도 고성 산불 당시 사랑의 밥차 자원봉사 모습.

 자매도시인 포항에 재난이 닥치자 다음 날인 16일 염태영 시장은 즉각 현장을 방문해 흥해실내체육관에 대피한 이재민들을 위로했으며, 시는 컵라면·생수·즉석밥·김치·물티슈·화장지 800인분을 지원했다.

 당시에도 시 중국음식점 업주들로 이뤄진 중사모(중화요리를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 봉사단이 ‘사랑의 밥차’를 운영하고, 공직자들은 자발적으로 모은 성금 2천554만 원을 전달했다.

 또 포항지역에서 생산된 농·특산물을 구매해 시청 구내식당에서 활용하는 등 포항시를 적극적으로 도왔다. 

 시는 같은 해 7월 기록적인 폭우로 산사태 등 수해를 당한 청주시에도 어김없이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이재민들을 위한 이불 100채와 선풍기 100대 등 구호물품을 전달하고 공무원, 자원봉사자 등 100여 명이 복구 작업을 지원했으며, 굴착기·덤프트럭과 같은 장비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재난 극복에 힘을 보탰다.

# ‘노민권상’ 정신을 실천하는 수원시

 농업특산물을 기반으로 한 지자체들이 풍작으로 상품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때도 시는 적극 도왔다.

 지난해 여름 양파 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무안군 농가를 지원하고자 시는 일주일간 시청, 산하사업소, 각 구청, 관계 기관 등을 대상으로 ‘무안군 양파 재배 농가 돕기’ 운동을 전개하며 총 11.7t의 양파를 판매했다.

고성으로 보낸 구호물품 사진.
고성으로 보낸 구호물품 사진.

 9월에는 태풍 ‘링링’으로 인해 지역 대표 축제가 취소된 장수군의 사정을 전해 듣고 ‘사과 팔아주기 운동’에 동참해 10㎏들이 사과 1천 상자의 판매고를 올렸다. 10월에는 당진시의 황토감자를 1천100㎏ 판매하며 해당 지역 주민들의 숨통을 틔웠다.

 시는 자원봉사 영역도 확대하고 있다. 

 수원시자원봉사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장난감의 재탄생’은 폐장난감을 통해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문제를 인식하고, 자원 재활용 활성화로 플라스틱 오염을 해소하기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미래 세대의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해 청소년 봉사자를 참여 대상으로 하고 있다. 

 플라스틱 장난감은 복합 재질로 구성돼 있어 재질별로 분해하지 않는 이상 재활용되지 않는다. 어린 자녀들이 성장하면서 상당수 장난감들은 집 안에 방치돼 있다. 이러한 장난감을 수거해 분해하면서 자원순환의 필요성을 몸소 체험한다는 점에서 학습 효과가 크다.

 청소년 봉사자들이 수거된 폐장난감을 건전지, 전선, 금속, 고무 등 소재별로 분해하면 센터에서 분리배출한다.

 수원시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전국 어디서든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면 수원시와 시민들이 가장 먼저 자원봉사의 손길을 내밀겠다"며 "더불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봉사기관으로 선제적 대응을 해 나겠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사진=수원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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