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에서 천고(千古)의 가화(佳話)로 전해지는 얘기 가운데 가장 윗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적벽대전 직전 쫓기는 유비군의 장수 조자룡이 주군의 아들 유선(이때 젖먹이였음)을 갑옷 속에다 품고 조조군 10만 명의 포위를 뚫고 구해낸 이른바 당양벌의 무용담이다. 하지만 이에 앞서 조자룡이 유선을 구하려고 적진 속으로 달려갔을 때 심지어 장비조차 ‘혹시 조조에게 투항해 부귀를 얻고자 하는 게 아닌가?’ 하고 의심했었다. 그때 유비가 단호하게 말했다. "자룡의 마음은 쇠와 돌처럼 변치 않는다. 부귀 따위에 흔들릴 리가 있겠느냐!"

요즘 정치권, 특히 야당에서 통합신당 출현을 앞두고 설왕설래다. 대통합이냐 중통합이냐 소통합이냐 하는 규모부터 ○○계, △△계, ××계 등 지도급 인물들의 측근이 과연 정치적 이익보다 의리를 앞세울 것이냐는 의문도 갖가지로 난무한다. 한마디로 백가쟁명이라고 할 만하다. 선거철을 앞두고 유비 같은 믿음과 그 믿음에 보답할 만한 측근이 과연 있는 것인지, 있다면 몇이나 될는지 헤아려보는 것도 흥미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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