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지난해 7월 일본은 한국의 주력 수출품 필수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일방적으로 단행했다. 8월에는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시켰다. 일본 정부가 의도적으로 우리가 필요한 주요 소재 수출에 제동을 걸자 국내 유명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혼란이 일어났다. 당장 기업들은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소재 확보에 혈안이 됐다.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소재 조달에 제동을 걸었다. 중국에서 발발한 신종 코로나의 놀라운 확산 속도에 기업들이 생산을 중단했기 때문에 우리나라 주요 자동차 기업의 생산라인이 멈추게 생겼다. 필요로 하는 소재가 모두 중국에서 수입해야 하는데 이들이 신종 코로나 때문에 공장 가동을 멈춰 이들의 라인이 가동되기를 기다리는 처지가 된 것이다. 

일본의 경우도 중국의 경우도 우리의 주력 수출상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소재의 입수처가 분산 수입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국가 특정업체에 집중돼 있다. 이 때문에 이들 업체에 이변이나 해당 정부의 제재가 바로 우리 기업의 생산 중단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앞서 일어난 일본의 경우에서 우리는 소재 분야의 자급자족에 집중하고 정부의 대대적 지원으로 소재의 자급자족을 하여 외부의 의도적 압박으로 흔들리지 않는 생산체계를 만들고자 노력 중이다. 

그러나 세계 경제가 무역으로 효율성을 향해 진화하게 되면서 분업화되고 다양한 라인에 따라 필요한 자재의 직접 생산보다 최적의 자재를 구입하는 것이 효율이 높다. 그런데 각각의 소재를 분산해 구입하는 것이 아닌 한 곳에서의 구입 폐해가 노골적으로 나타난 것이 작금의 사례이다. 유사시 다른 곳으로 대체 가능한 소재가 없는 원자재나 중간재의 경우 무기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았다. 자산의 최적 투자에서 항상 포트폴리오의 분산투자를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신종 코로나 발 돌풍에 세계가 휘청이고 있다. 중국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확대된 까닭이고 신종 코로나의 폭발적인 전파력 때문이다. 세계가 바이러스 확산을 막고자 중국인 접근을 막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고립 시간이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다. 게다가 미국 연준이 신종 코로나를 모니터링하고 있고 이것이 지속될 경우 금리인하를 진행할 가능성마저 높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가 중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를 흔들면서 이것으로 시작되는 파장이 일파만파가 될 전망을 해 볼 수 있다. 

승승장구하는 경제 상황도 아닌 산업의 과도기 상황에서 우리 경제에 다가서는 어두운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수출 의존경영체계이고 외부 충격에 민감한 우리 경제는 연속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데 정부의 대응은 언제나처럼 한발 늦게 진행된다. 뒤늦게 우리나라도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말이 분분해지며 정부가 나섰다. 작금의 우리 경제가 작은 충격도 진동이 큰 것은 현재의 기업과 경제가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경제성장률이 지지부진하고 산업의 과도기에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펀더멘털이 약해졌다. 

경제대국도 만일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만큼 신종 코로나가 던지는 충격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를 대면하는 산업부터 생산재를 생산하는 산업 그리고 금리까지 전반적으로 미칠 영향에 각국의 파워까지 더해져 앞으로 우리 경제가 나아갈 길이 참으로 어렵게 됐다. 흔들리는 정치판에 좁아진 우리 경제가 도움을 받기는 쉽지 않다. 정부가 바이러스 악재에 재정을 투입한다고 하지만 재정 투입으로 충격을 막을 수는 없다. 이미 우리 산업에 진행된 산업의 한계와 국내를 뛰쳐나가는 기업들이 이어지는 상황이라면 재정 투입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처럼 소모전이 될 뿐이다. 

우리는 다른 나라보다 긴장하고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경제와 전면전을 준비해야 한다. 동력을 잃어가는 우리 경제에 지속적인 동력을 공급하면서 한국을 떠나는 기업들을 붙잡고 해외로 나아간 기업들을 다시 돌아오도록 환경을 정비해야 한다. 정권마다 바뀌는 정책이나 경제 계획이 아닌 투자자들이나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입지와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사고가 일어나고 사고 원인의 피상적 해결책으로 반복되는 대안의 매너리즘은 약화된 우리 경제를 풀어낼 수 없다. 경제적 파워에 더해지는 것이 외교력이다. 세계가 패권으로 자국 경제를 밀고 있으니 우리가 만들어내야 할 체계는 경제적 동력과 함께 이에 힘을 받쳐줄 다각적 외교라인이니 만큼 닥쳐온 악재에 단순 자금만 풀고 최선을 다했다고 경제의 회복을 기다리는 우를 만들지 말자. 취약해진 부분에 닥칠 폭풍을 대비하는 리스크 제어와 함께 작은 충격에도 흔들리는 경제에 버팀목을 만들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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