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종식, 박우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10일 인천시 남동구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에서 친박세력의 미추홀구 총선 부활지 선택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을 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허종식, 박우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10일 인천시 남동구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에서 친박세력의 미추홀구 총선 부활지 선택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을 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최근 인천 미추홀갑 출마를 선언한 유정복 전 인천시장으로 인한 후폭풍이 거세다.

이번엔 여권 주자들이 들고 일어섰다. 인천시장 출신이라는 거물급의 등장으로 자칫 초반 기선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서둘러 분위기 수습에 나서는 모양새다. 미추홀 선거구가 흔들리면 인접 선거구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담겼다는 분석이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미추홀갑 예비후보와 박우섭 미추홀을 예비후보는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정치계의 대표적 친박 세력인 유 전 시장과 윤상현 국회의원이 21대 총선에서 미추홀구에 동반 출마한다"며 "출마 전 국정농단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미추홀구민에 대한 사과를 먼저 하는 것이 도리"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유 전 시장은 인천시장 재임 당시 수봉공원 고도제한 문제, 도화지구 뉴스테이 사업 등 미추홀구를 홀대했다"며 "모든 선거 과정에서 이 분노와 참담함을 구민들에게 전하고, 구민과 함께 친박세력의 부활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이 ‘친박 프레임’까지 끌어오며 유 전 시장과 윤 의원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감행한 것은 유 전 시장의 등장이 선거판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시각이다. 한 선거구에서 승기를 잡지 못하면 타 선거구에서까지 분위기를 넘겨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천지역의 대표적 보수지역으로 꼽히는 미추홀구는 지난 15대 총선부터 인접한 중구와 동구 등 원도심 선거의 바로미터로 작용했다. 인접 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얘기다. 미추홀 선거구에서 같은 당 후보의 선전이 곧 인접 선거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미추홀구에서 보수 진영 후보가 승리하면 중·동·옹진에서도 보수 진영 후보가 당선되고, 진보 진영 후보가 미추홀구를 탈환하면 중·동·옹진에서도 진보 진영 후보가 이기는 식이다. 서로 인접한 남동구와 부평구도 역대 선거에서 비슷한 양상을 보여 왔다.

유 전 시장 역시 최근 가진 출마 기자회견에서 "미추홀갑 선택은 인천 총선 승리를 위한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미추홀구를 지켜야 인천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미추홀구의 지리적·상징적 중요성을 암시하기도 했다.

지역 관계자는 "그동안 지자체장까지 지냈던 유정복 전 시장의 출마 지역구에 상당한 관심이 쏠렸던 만큼 미추홀갑 선택에 대한 파장과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분위기 선점을 위한 각 당의 노력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