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저녁식사 후 아내와 함께 연속극을 시청했다. 극중 인물 가운데 자신이 내지도 않은 교통사고 때문에 10여 년 가까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한 청년이 사실을 밝히고 싶어한다는 내용이 전개된다.

연속극에서는 대법원장으로까지 거론되는 한 여성 판사가 사고 당시 목격자. 사실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줄거리를 보면 그 판사가 목격자가 아닌 사고를 낸 사람으로 추측된다.

옆에서 같이 연속극을 시청하던 아내도 "자신의 영달을 위해 자기 잘못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긴 것 아니냐?"며 안타까워 한다.

특히 아내는 "현실에서도 가능한 것 아니냐"며 정색을 한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속은 모른다’는 말이 생각난다.

내 마음속을 들여다 보면서 지난날 중 후회와 함께 반성하는 여러 가지 일들을 떠올려 본다.

우리는 자신의 잘못을 들여다보기보다는 상대방 허물만 보려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유행하는 말,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 일명 내로남불이 유행이다. 

드라마에서 나온 말이기는 하지만 희망과 절망, 직업상 남의 이야기를 써야 하는 내 자신이 몹시 부끄러워진다.

사고를 낸 당사자는 그 사실을 숨김으로 인해 자신에게는 희망이 생겼을지는 몰라도 상대방은 큰 절망의 늪으로 빠진다. 특히 본인에게는 한순간의 희망일지 몰라도 자신의 가족들에게는 절망감을 안길 수 있다는 사실을 드라마를 통해서 알게 됐다. 아무런 생각 없이 하는 말이나 행동이 상대방에게는 불편함과 큰 고통을 줄 수 있다. 나 역시도 이 세상에 태어나 내뱉은 말과 행동으로 인해 고통을 받은 이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는 항상 일을 저지르고 나면 두 번 다시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후회와 함께  반성을 하지만 그 후에도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경우가 흔하다. 우선 나로 인해 조금이라도 상처를 받았을 모든 분들에게 사죄드린다. ‘과거를 생각하면 고통이요, 미래를 생각하면 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석가모니의 말씀을 가슴속 깊이 되새기며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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