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수구 대표팀이 아시아수구선수권대회 개최가 취소되면서 도쿄 올림픽에 도전할 기회조차 잃어버렸다. 대한역도연맹은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개최 예정인 제1회 동아시아 국제역도대회 관중 동원을 하지 않기로 했다. 모두 ‘코로나19’ 여파 때문이다.

대한수영연맹은 지난 12일 오후 아시아수영연맹으로부터 국제수영연맹(FINA)의 승인을 받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최종 순위로 도쿄 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을 대체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에 따라 남자부의 경우 2018년 아시안게임 우승국인 카자흐스탄이 올림픽에 자동 출전한다. 당시 2위였던 일본은 올림픽 개최국 티켓을 확보한 상태이고 3위 이란, 4위 중국이 뒤이어 최종예선 참가 자격을 얻었다. 5위였던 한국은 결국 도쿄행이 무산됐다.

연맹에 따르면 아시아수구선수권대회는 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을 겸해 애초 이달 12~16일 카자흐스탄 누르술탄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카자흐스탄 정부는 지난달 말 중국과 연결된 모든 이동로를 폐쇄했고 중국인의 입국도 금지했다.

그러자 카자흐스탄수영연맹은 자국 정부를 설득해 대회를 26일∼3월 1일로 연기했지만 상황은 잠잠해지지 않았다. 아시아수영연맹은 9일 대회 취소 가능성을 알린 뒤 이날 대한수영연맹에 확정·통보했다.

이번 대회 남자부에는 한국·카자흐스탄·이란·중국이 참가하고 여자부는 6개 팀(카자흐스탄·중국·우즈베키스탄·일본·싱가포르·북한)이 출전할 예정이었다. 남자부 우승팀에 올림픽 출전권을 주고 2∼3위 팀에는 3월 말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리는 최종예선 출전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최종 예선 상위 3개 팀이 마지막 도쿄행 티켓을 가져갈 예정이었다.

개최국 자동 출전권을 따낸 1988년 서울 대회를 제외하고는 올림픽 무대에 한 번도 오르지 못한 한국 수구에는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그러나 뛰어 보지도 못하고 도쿄행이 물 건너간 상황이라 아쉬움은 클 수밖에 없다. 이승재 국가대표 지도자는 "내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출전권 확보 등을 위해 계속 훈련에 힘을 쏟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대한역도연맹은 코로나19로 인해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역도경기장에서 열릴 동아시아 국제역도대회를 무관중으로 치를 예정이다. 역도연맹은 13일 "문화체육관광부에 코로나19 대처 방안을 제출했다. ‘관중 동원을 위한 홍보활동을 하지 않는 것’도 대책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번 대회는 올림픽 출전에 영향을 줄 랭킹이 걸린 대회라 주목을 끌 여지가 충분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대회 홍보보다 감염 방지에 더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 됐다.

동아시아대회 참가를 희망한 선수는 총 71명으로 외국 선수 30명이 포함됐다. 중국은 선수 4명, 임원 5명의 선수단을 꾸릴 예정이다. 중국역도연맹은 "선수단 9명 모두 후베이(湖北)성을 방문한 적이 없다"고 알려 왔다.

역도연맹은 관련 단체와 힘을 모아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경기를 보러 오는 팬들을 막을 수는 없지만 관중 동원을 위한 홍보는 하지 않는다. 열감지기를 비치해 경기장을 드나드는 선수, 관계자의 체온 등을 확인하고, 대회 전후로 경기장 소독에도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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