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인천시설공단의 역할은 단순히 시설 관리에 제한된 측면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시설의 주인은 시민인 만큼 앞으로는 시민 행복과 안전을 위해 더욱 혁신해야 합니다."

 김영분 인천시설공단 이사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시민이 시설의 주인공이 돼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다양한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인천시 산하 공기업 수장 중 유일한 여성이기도 한 김 이사장은 취임 초 안전, 안심, 안정 등 ‘3안(安)’을 내세워 시설 안전의 기틀을 다지고자 했다. 또 경영 혁신을 위한 플랫폼으로 변화하기(Change), 불필요한 업무 줄이기(Cut), 업무 명확화하기(Clear) 등의 ‘트리플-C’를 도입했다.

 "무엇보다 공단은 시민 생활과 밀접한 주요 시설들을 관리·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항상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공단이 시민에게 신뢰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나도록 현장과 소통하며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주력했죠. 지난해 4월 시민참여경영을 선포하고 ‘300만 시민자문단’을 위촉하는 등 시민에게 온전히 시설을 돌려드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시민이 시설의 주인이 되도록 유도한 눈에 띄는 성과는 바로 지난해 5개 시설에 시범 도입한 ‘커뮤니티센터’다. 이는 전국 특·광역시 산하 시설공단 중 최초로, 시민들이 공단 시설에 모여 공동체 의식을 공유하고 주도적으로 지역사회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창구가 되고 있다. 지난해 영종 씨사이드파크, 계양경기장, 영종 하늘문화센터, 계산국민체육센터, 청소년수련관 등에 커뮤니티센터가 신설돼 활발히 운영 중이다.

 영종 씨사이드파크 커뮤니티센터는 주민들이 스스로 정원과 텃밭 등 볼거리를 조성하고, 직접 키운 농작물을 소외계층에 나누는 등 영종지역 공동체 활성화 거점이 되고 있다. 계양경기장에는 기존 유휴 공간을 북카페, 세미나실, 회의실 등으로 새로 단장해 시민을 위한 열린 광장으로 운영하는 등 우수 사례로 거듭났다.

 "올해는 송도나 청라 공원에 추가로 커뮤니티센터를 설치하는 등 운영 대상 시설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운영 내실화를 위해 관련 자료를 정리하고 연구논문도 준비 중입니다. 앞으로 학술지 게재 및 학술세미나 개최 등으로 ‘지방 공기업 커뮤니티센터 도입을 위한 표준 모델’을 정립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 이사장은 조직 내부 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부서의 경계를 허물고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학습 연구동아리’ 체계를 구축했다. 현재 도로·조경 등 7개 분야별로 동아리가 구성됐으며, 직원들이 서로 갖고 있는 노하우를 발표하고 공유해 전문적으로 발전시키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학습 연구동아리는 지난해 성과보고회를 갖고, 특허출원하는 등 단순한 시설 관리를 넘어 학습하고 연구하는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시민 참여 경영과 혁신 성과를 인정받아 공단은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공공구매 우수기관’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또 ‘지방공기업 발전유공(참여·협력 선도기관)’ 행정안전부장관 표창, ‘2019 한국의 혁신대상 사회혁신부문’ 대상 등을 수상했다.

 "공단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표창을 받는 등 최근 대외 수상을 통해 공단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 외에도 공단이 인천지역 청년고용 우수기관 표창, 위험성 평가 우수사업장 인증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성과를 내는 등 돌이켜보면 참 열심히, 그리고 부단히 달려왔던 2019년이 아니었나 싶어요."

 공단은 최근 유엔 산하 전문기구인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와 ‘사회적 책임 국제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 역시 시 산하 공기업 중 최초다. 협약에 따라 공단은 UNGC가 제시한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분야 원칙을 경영전략에 내재화해 세계 기준에 맞는 지속가능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최근 시민 불안감을 유발하고 있는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에도 적극적이다. 이미 공단은 올해 새롭게 수탁운영 중인 인천애(愛)뜰에 방역소독과 환경정비를 강화했다. 시민 안전을 고려해 광장에서의 각종 행사를 전면 취소 또는 잠정 연기하고 강도 높은 방역대응체계를 유지할 방침이다. 인천노인종합문화회관과 하늘문화센터는 이미 임시 휴관에 들어갔고, 상황에 따라 다수이용시설 전면 휴관도 검토 중이다.

 "지난 설 연휴부터 재난안전종합상황실을 운영하며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조기 비상대응상황체계를 구축했습니다. 각 시설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는 등 시민과 직원의 안전 확보에 전력을 다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우선 과제라고 봅니다. 체육·복지시설 등 시민과 밀접한 다중시설을 공단이 관리하는 만큼 시와 긴밀히 협력해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아쉬움도 남는다. 공단 내 역량을 갖춘 체육 관련 전공자들이 꽤 많지만 공단이 관리하는 체육시설이 별로 없어 적재적소에 활용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다. 김 이사장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시간을 두고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김 이사장은 올해도 공단 혁신과 특색사업을 이어간다는 각오다. 지난해 트리플-C를 통해 혁신 내재화를 이끌었다면 올해는 시민의 생각(Idea), 시민 개선(Improve), 시민 예산(Invest) 등 ‘트리플-I’ 전략으로 시민 참여 경영을 강화할 계획이다. 시민은 시설 이용자인 동시에 감시자이자 가치 실현의 참여자인 만큼 시민들의 창의적인 생각이 공단 사업에 반영되도록 끊임없이 청취하고 검토하고자 한다. 특히 그동안 공단 주도로 설치·운영됐던 커뮤니티센터가 앞으로는 시민들이 주도해 확대 운영될 수 있도록 시민 역량 강화도 도울 생각이다.

 김영분 이사장은 "인천시설공단과 같은 지방공기업의 존재 이유는 시민을 위한 사회적 가치와 책임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올해도 우리 공단은 ‘소통하는 혁신’을 기반으로 시민의 다양한 요구와 참여에 부합하고,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과 책임을 다하는 공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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