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은 수원이다. 수원시에서도 팔달구에 오래 살았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25년 정도다. 때문에 팔달구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그동안 팔달구는 수원시내에서도 낙후된 곳이었다. 영통구에 들어선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광교, 권선구에 호매실지구, 장안구에 천천지구 등 새로운 아파트 단지가 줄줄이 들어서며 발전을 거듭할 동안에도 팔달구는 쇠퇴해 갔다.

물론 예전의 팔달구는 수원에서도 대표 부촌이었다. 경제 중심이자 교통의 중심이었다. 곳곳에 백화점이 들어섰고, 동서남북 어디든 갈 수 있는 대중교통이 팔달구를 거쳐갔다. 그러나 수십 년 동안 대규모 신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지 않으면서 도심 곳곳이 슬럼화되고 새로운 인구 유입도 없었다. 과거 경기도 제일의 땅값을 자랑하던 팔달구 명성은 점점 잊혀져 갔다. 하지만 최근 수원 팔달이 화제로 떠올랐다. 지난해 정부의 12·16 대책 이후 서울 지역에 규제가 쏠리면서 경기도 남부에 있는 수원 아파트값이 급등한 것이다.

팔달구뿐만 아니라 영통구, 장안구, 권선구 모두 아파트값이 상승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수용성’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권에 정부 규제가 집중되면서 집값이 크게 오른 강북의 마포·용산·성동의 ‘마용성’을 빗대어 수원·용인·성남을 ‘수용성’이라고 하는 것이다. 실제 수원 팔달의 아파트값은 2월 첫째 주 대비 2.1% 상승했다. 권선구 아파트값은 2.54% 올랐고, 영통구도 2.24% 상승했다. 수원시 장안구도 1.03% 오르며 상승폭을 키웠다. 상승 원인은 올해 초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노선이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와 인덕원선 신설 등으로 생긴 교통호재에다 팔달·장안 일대 재개발 사업까지 활기를 띠면서 투자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특히 팔달구의 재개발 지역은 총 4구역을 합쳐 1만2천여 가구에 달해 ‘미니 신도시급’으로 불린다.

사람들의 관심은 지난해 12월 팔달 6구역(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 분양 때 청약 경쟁률 78대 1을 기록할 정도로 뜨거웠다. 이처럼 팔달구 재도약이 현실로 다가왔다. 팔달구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 한편이 기쁘다. 하지만 팔달구에 내 집을 마련하기 점점 어려워지는 현실에 슬프기도 하다. 참으로 웃픈(?)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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