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에서 가장 젊은 도시인 오산시가 문화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기존 오산시의 대표 브랜드인 교육도시에서 문화도시로 잇고, 사람과 사람을 잇고, 사람과 가치를 잇는 이른바 ‘이음 문화’라는 콘셉트를 정하고 문화도시로의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오산시는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고한 제2차 문화도시 예비도시로 지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문화도시는 문체부에서 추진하는 국책사업으로 2018년 시작돼 2023년까지 매년 5개 지자체를 선정해 총 30개 지자체에 5년간 총 100억 원의 사업비와 컨설팅, 문화적 도시재생사업 등을 지원하게 된다. 

2018년 제1차 문화도시 예비도시로 경기도에서는 부천시가 지정됐고, 그 외 대구시를 포함한 총 10개 지자체가 지정됐다. 

오산시는 2019년 3월 제2차 문화도시 예비도시 지정공고에 경기도에서는 유일하게 도전장을 내걸고 준비에 박차를 가해 왔다. 

지난해 1차 예비도시로 지정된 제주 서귀포시 문화도시 추진단 윤봉택 단장과 부산 영도구 문화도시 추진 협동조합 플랜비 이승욱 대표를 초청해 추진 관계자 전문 컨설팅을 받고, 인근 부천시와 천안시·청주시를 직접 벤치마킹해 추진에 따른 중요 포인트와 사례를 분석하는 등 촘촘한 일정을 소화해 왔다. 

특히 시민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고 활동하는, 시민이 주체가 되는 문화도시를 만들기 위해 그간 교육도시 사업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시민 거버넌스를 조직하고 지속적인 소통과 참여를 유도해 왔다.

시의 문화도시 예비도시 지정은 이음 문화라는 콘셉트에 맞춰 꾸준히 준비해 온 결과로 볼 수 있다.

오산 문화도시 비전 선포식·시민 포럼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오산 문화도시 비전 선포식·시민 포럼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왜 오산시가 문화도시를 추진해야 하는가

첫 번째로 시는 이음문화시민 스쿨링 운영의 일환인 시민 아카데미를 통해 문화도시에 대한 개념 정리와 ‘왜 오산시가 문화도시를 추진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가지고 함께 연구·조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아카데미의 총체적인 강의와 학습을 지도한 포항문화재단 차재근 대표는 1차 예비도시로 지정된 포항시의 사례와 현장 검토단으로 활동했던 경험을 통해 상세하게 오산다운 문화도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며 남다른 애착을 갖고 시민 아카데미를 견인해 왔다.

# 시민 콘퍼런스와 100인의 라운드 테이블

두 번째로 시는 지난해 시민 콘퍼런스와 100인의 라운드 테이블을 개최했다.

앞서 문화 시민 스쿨링을 지도해 온 포항문화재단 차재근 대표이사의 기조발제에 이어 원주시와 청주시·남원시 등 1차 예비도시 문화도시 실무 추진 담당자들의 주제강연을 통해 오산시민이 만들어 가는 진정한 문화도시를 설계하는 시간을 가졌다.

100인의 라운드 테이블은 문화도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시민 100명을 사전 접수해 10명씩 토론리더와 함께 주제별 토론을 거쳐 실시간 대형 화면에서 투표를 진행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온·오프라인 토론 방식으로 진행됐다.

4시간 이상 이어졌지만 시민들은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참여로 끝까지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문화도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의지를 확인하는 시간이 됐다. 

문화도시 청소년 서포터스 위촉·오리엔테이션에서 곽상욱 오산시장과 참가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문화도시 청소년 서포터스 위촉·오리엔테이션에서 곽상욱 오산시장과 참가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비전선포식과 포럼 개최

세 번째로 비전선포식과 포럼 개최를 통해 시민의 다짐을 결의했다.

‘이음으로 생동하는 문화도시 오산’이라는 비전을 갖고 우리의 다짐에서 각계각층 대표들이 한 줄씩 읽으며 결의를 다지는 비전선포식은 시민의 힘으로, 시민의 의지와 열망으로 만들어 가는 문화도시 오산임을 다함께 느끼며 약속하는 시간이 됐다.

안녕 소사이어티 안영노 대표의 주제강연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문화도시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임을 자각하는 기회가 됐다.

# 청소년 서포터스 구성·운영과 청년일자리센터와의 컬래버

마지막으로 청소년 서포터스를 구성·운영하고 청년일자리센터와 협업해 학업과 생계 문제로 소외될 수 있는 시민계층을 아우르는 전략을 세웠다. 

중고생 23명으로 구성된 문화도시 청소년 서포터스를 구성해 그들만의 니즈(needs)를 확인하고 소통하며, 때론 학교 내 홍보대사가 될 수 있도록 추진했다. 

특히 취업과 일자리로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문화도시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는 일자리센터 등 관계 기관과 협약을 체결하는 등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오산시청에서 열린 문화도시조성계획 중간보고회 모습.
오산시청에서 열린 문화도시조성계획 중간보고회 모습.

# 직접 만들어 가는 창조의 문화도시

시민이 주도하는 문화도시 추진이라는 막연한 목표였지만 곽상욱 오산시장이 10여 년간 추진하고 이제는 대내외적으로 인정받는 교육도시의 잠재력이 된 시민 거버넌스 구성 및 활동을 적극 활용했기에 문화도시 예비도시에 승부수를 띄울 수 있었다.

특히 4선 국회의원으로서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맡고 있는 지역구 출신 안민석 국회의원의 폭넓은 정보와 네트워크를 통한 전문가 섭외 및 컨설팅 지원 등 역시 예비문화도시 선정에 큰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문화도시 추진위원회 이동렬 위원장은 "오산시의 문화도시 추진은 온전히 시민의 힘으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느꼈다"며 "타 지자체보다 물리적인 문화적 자원이 빈약한 오산시의 지역적 특성을 무형의 자원, 즉 휴먼웨어를 바탕으로 추진한다면 문체부의 목적과도 부합하기에 보이는 유형의 자원에 의존한 문화도시가 아닌 직접 만들어 가는 창조의 문화도시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엿봤다"고 예비도시 지정 소감을 밝혔다. 

곽상욱 시장은 "예비도시 지정 결과에 대해 오산시를 대표해서 매우 기쁘다. 그동안 이음문화시민협의회와 문화도시 추진위원회가 합심해 노력한 결과가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이제는 교육도시에서 확장된 문화도시로서 수준 높은 문화적 삶을 누리는 기회를 오산시민에게 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척 설렌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오산시는 지난해 12월 초 독산성 발굴조사에서 원삼국시대 석축 발견으로 학술적·역사적 성과를 거둔 데 이어 2차 예비 문화도시 지정으로 문화 분야에서 겹경사를 맞게 됐다.

오산=최승세 기자 css@kihoilbo.co.kr

사진= <오산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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