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제적 조건에 상관없이 초등학생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는 기성세대의 책임의식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7일 초등학생의 생활과 문화를 연구한 경기도교육연구원의 ‘초등학생 생활과 문화 연구’에 따르면 도내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은 거주 배경 등 사회경제적 조건이 다르더라도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남 ▶아침 식사를 하지 않는 학생 증가 ▶수업을 통제하기 위한 교사들의 보상과 처벌 공감 등 여러 공통점을 보였다.

또 혁신교육의 확산과 함께 증가한 모둠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만 동료와의 적극적인 협력보다는 분업의 수준에서 자기에게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으며, 스스로 수업시간에 집중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데는 소극적이었다.

이 같은 공통점에도 불구, 거주지의 사회경제적 조건에 따른 차이도 분명했다.

사회경제적 조건이 좋은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사교육으로 인한 학업 부담을 심하게 느끼고 있었다. 이와 달리 사회경제적 조건이 열악한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사교육을 덜 받고 있기 때문에 여유시간이 많아 학업 부담은 적었지만, 시간의 상당 부분을 휴대전화 게임 또는 유튜브 등에 소비했다.

사회경제적 조건이 좋은 지역에서는 학업을 중심으로 자신을 규정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 반면, 사회경제적 조건이 열악한 곳에서는 가족이나 친구와의 갈등이 자아정체성을 규정하는 데 강한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특히 사회경제적 조건이 열악한 곳에서는 좋은 친구에 대한 결핍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교사를 제외한 어른들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더 두드러졌다. 

백병부 선임연구위원은 "초등학교 6학년은 성적중심사를 떠받치면서 성장한 사교육 시장과 정서적 삶을 황폐화시키는 미디어 환경 등에 노출돼 있지만, 이를 완충시킬 만한 수단은 각자가 처한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다르다"고 지적하며, "학교와 기성세대가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든든한 ‘비빌 언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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