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드론에 포착된 10대 여학생. /사진 = 부천소방서 제공
소방 드론에 포착된 10대 여학생. /사진 = 부천소방서 제공

지난 17일 오후 6시 30분께 부천소방서로 한 통의 긴급한 전화가 걸려 왔다. ‘친구가 신변을 비관해 산에 올라갔는데, 무서워서 내려가고 싶은데 어두워서 내려갈 수 없다’는 내용의 도움을 요청하는 119신고였다. 소방당국은 야간 산악 수색 작업에 인원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해 구조자를 찾는 데 즉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소방드론을 투입했다.

소방당국은 구조자에게 드론의 초록색 점멸등이 보이면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서 하늘을 향해 흔들어 달라고 요청했고, 이는 곧 수색 3분 만에 구조자 위치를 파악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당시 구조자는 영하 8℃의 강추위 속에서 1시간가량 산에서 길을 잃고 헤매면서 체온이 많이 내려간 상태로, 자칫 발견이 지연됐더라면 목숨까지 위태로워질 뻔했다. 구조자 찾기에 성공한 소방당국은 즉시 안전하게 구조해 담요 등으로 보온조치를 취한 뒤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처럼 경기도내에서 실종자 수색이나 각종 사건·사고 현장에 드론 등 첨단장비가 투입돼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등 눈부신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도내 소방관서 15곳에 총 23대 드론이 배치돼 있으며, 올 연말까지 4대를 확충할 계획이다. 또 해당 장비를 다룰 수 있는 전문 드론 자격 소지자이자 구조대원도 39명이나 된다.

첨단장비는 위급한 상황에 놓인 신고자나 긴급한 도움이 필요한 요구조자의 생명을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1일에도 부천시의 한 14층짜리 주상복합건물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던 20대 여성을 구출한 바 있다.

관할 소방서는 이날 오전 9시께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데 무섭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되자 즉각 현장으로 출동했다. 119구조대원들이 주변을 샅샅이 살폈지만 시야에 가려져 신고자 위치 파악에 애를 먹었다. 이에 구조당국은 소방드론을 띄웠고, 곧바로 건물 옥상 한쪽 면에 서 있는 신고자를 발견한 뒤 무사히 구출했다.

김영택 부천소방서 구조대장은 "최근 각종 사건·사고 현장에서 드론의 역할이 빛을 발해 효과적인 수색 작업 성과를 거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소방대원이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사각지대를 해소해 인명구조 등 현장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드론의 역할이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천=최두환 기자 cdh9799@kihoilbo.co.kr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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