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소통 행정을 두고 안팎에서 말이 무성하다. 소통을 하면 되는데 자꾸 소통한다고 내세워서다. 또 소통으로 갈등 현안을 풀었다고 자랑하지만 갈등은 여전한데다, 그렇게 소통을 강조하면서도 소통하지 않는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민선 7기 인천시정부는 ‘지하도상가 조례 개정’과 ‘배다리 지하차도 공사’를 민관 소통 행정의 대표적인 성과로 꼽았다.

시정부는 해당 현안을 두고 ‘과거 시정부에서부터 이어져오던 오랜 갈등’이자 ‘소통 부재가 초래한 행정에 대한 불신과 오해로 인해 갈등이 해소될 기미가 없었던 사안’이었는데, 소통과 협치로 결국 문제를 해결했다며 자신 있게 말하고 있다. 특히 배다리 지하차도에 대해서는 ‘수차례 민관협의체를 개최하고 적극적인 중재와 협의에 집중한 결과 마침내 주민들의 마음을 열 수 있었다’고 뽐낸다.

그러나 시 내부에서조차 ‘소통’이 아닌 보여주기식 ‘쇼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떠들썩한 소통 행정 성과 이면에 잡음이 들끓고 있어서다.

시는 조례 개정을 스스로 무효화할 수 있는 지하도상가 상생협의회 구성까지 약속하면서 ㈔인천시지하도상가연합회와 합의에 이르렀지만 상인들의 반발은 여전하다. 더구나 시장 측근으로 이뤄진 소통부서가 상생협의회 합의부터 구성까지 공조직의 주무부서를 제친 채 현안을 좌지우지하고 있어 주객이 전도됐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여기에 배다리 지하차도는 민과 관이 건설공사 재개에 합의했지만 지상부지 활용을 놓고 또다시 민과 관, 민과 민의 갈등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합의 이후 지난해 민관협의체가 꾸려졌지만 인정할 수 없다며 이달 다른 협의체가 출범했고, 또 다른 협의체도 생길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또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칼럼을 통해 시의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대정부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시장 면담을 공문으로 요청했지만 이를 받은 소통부서에서 회신조차 없다고 말이다. 시장이 시민과 소통해 현안을 해결하겠다고 나섰지만 정작 소통부서가 시장의 소통을 가로막고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소통은 하면 된다. 소통한다고 동네방네 떠들며 자랑할 일은 아니다. 자랑 끝에 불붙는다. 소통할까 말까를 놓고 머리 굴리며 잴 일도 아니다. 다시 한 번, 소통은 하면 된다. 소통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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