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질 꽃을 보니 피가 마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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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질 꽃을 보니 피가 마른다
경기도내 졸업·입학식 취소되자 도내 화훼농가 ‘매출 하락’ 타격 경기농협 "꽃 나눔행사 등 마련"
  • 김재학 기자
  • 승인 2020.02.21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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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용인시 원삼면의 화훼농가내 '코로나19' 여파로 졸업·입학 시즌을 맞았지만 소비 부진으로 출하하지 못한 꽃들이 대기중인다.사진=김재학 기자
20일 용인시 원삼면의 화훼농가내 '코로나19' 여파로 졸업·입학 시즌을 맞았지만 소비 부진으로 출하하지 못한 꽃들이 대기중인다.사진=김재학 기자

"사스, 메르스 때보다 힘들어요. 매출이 반토막 이상 나서 큰일입니다."

20일 용인시 원삼면에서 다육식물을 기르는 조보연(60)씨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국내 판매는 물론 일본과 중국 수출길까지 막히면서 피 같은 자식(상품)들을 폐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하소연했다. 3천300㎡ 규모의 하우스 5동을 설치해 38년째 다육식물 농사를 이어오고 있는 조 씨의 농장에는 이날 몇 달째 판매되지 못한 채 대기 중인 화분들로 즐비했다.

조 씨는 "지난해 이맘때는 상품 출하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지만, 현재는 한 건의 주문도 없어 허탈하기만 하다"고 긴 한숨을 내쉬며 "지금이 화훼업계에선 그야말로 대목이다. 연중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바짝 벌어야 한 해를 버티는데, 이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면 많은 곳이 망할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경기도내 화훼농가들이 연중 꽃 소비 대목인 졸업·입학시즌을 맞았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졸업·입학식이 줄줄이 취소되며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이달 출하에 맞춰 정성 들여 기른 화훼작물들이 유통되기 전 현장에서 폐기처분되는 등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공판장에서 진행된 경매가를 파악한 결과, 졸업식에 주로 쓰이는 장미와 국화의 경우 지난해 비슷한 시기보다 평균가가 약 40% 감소했다.

aT 공판장 관계자는 "생산 후 출하를 해도 졸업식 등 행사가 축소되며 유통·판매가 위축되고 있다"며 "대처할 수 있는 부분이 마땅히 없어 찾고 있다. 꽃다발 배달을 하거나 남는 졸업식 행사 비용으로 졸업생들에게 작은 꽃다발을 선물하게 하는 방법도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기농협은 금요직거래장터에서 화훼농가를 돕기 위한 꽃 나눔 행사와 함께 화훼농협을 통해 편의점으로 꽃을 공급·판매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며, 영업장을 찾는 고객에게 꽃 배부 행사를 마련하는 등 다각적인 화훼 소비 촉진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경기농협 김장섭 본부장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화훼농가 피해 최소화를 목표로 마스크와 손 세정제 지원, 화훼 소비 촉진, 농촌 일손 돕기 등 경기농협이 전사적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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