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대림대 교수

 문제 중 설득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바로 기본 요금이라 할 수 있다. 기본 요금은 전기설비를 확장하면서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기본 비용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부과시키는 비용이라 할 수 있으나 충전기의 경우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환경부에서는 보조금을 주면서 수년 이상을 충전기 설치에 사활을 걸었는데 막상 이제 와서 설치된 충전기의 허용 용량에 따라 기본 요금을 내라고 하는 것이다. 역시 민간 기업도 비용분담을 하고 미래를 위하여 전력을 기울여 그 동안 충전기 설치를 하였는데 이제 와서 일종의 통행세를 내라 하는 모양새라 할 수 있다. 7KW당 2만 정도이니 민간 충전기 기업은 사용하지도 않는 충전기 비용으로 많게는 매달 수억 원 이상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망하라는 뜻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한전에서는 이에 대한 비난을 피하고자 6개월을 유예하고 하반기부터 우선 반액으로 감하였으나 역시 과반이어도 중소기업은 마찬가지로 망하는 것과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다. 

 한쪽에서는 설치하라고 비용을 주면서 한쪽에서는 통행세를 내라고 돈을 걷으니 아이러니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아파트의 경우 이미 기본 요금이 부과된 인입 전기용량을 다시 나누어 이동용 충전기를 설치하는 경우는 기본 요금 부과 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부과하는 것은 이중 부과라 할 수 있어서 더욱 논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직접 B to C에 진출한 한전은 직접 충전기 설치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자신이 설치한 충전기는 기본 요금을 받지 않는 만큼 민간 기업과 비교가 되지 않는 잇점을 즐길 것이나 원론적으로 한전은 공공기관인 만큼 직접 민간 비즈니스 모델에 관여하기 보다는 인프라 구축 등 민간 비즈니스 모델이 활성화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중요한 만큼 진입해서는 안되는 영역이라 할 수 있다. 환경부도 직접 설치한 충전기가 있는 만큼 당연히 기본 요금을 앞으로 부담하여야 하나 별로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자신들이 내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하면 되기 때문이다. 결국 망하는 것은 그 동안 우리가 갈구하던 민간 비즈니스 모델만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전기차 보급과 충전기 인프라 사업 등은 무엇보다 민간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 필수적이다. 국민의 돈으로 언제까지 보조금을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지원도 한계가 큰 만큼 내연기관차와 치열하게 싸워서 독자적으로 승리할 수 있는 요소는 결국 민간 비즈니스 모델이 활성화되는 것이다.

 결국 상기와 같은 기본 요금 부과로 민간 충전기 사업체는 망하기 직전이라 할 수 있다. 충전기 후발 주자는 이번이 기회로 판단하여 한전의 편을 들기도 한다.

 지금 설치된 자사의 충전기가 없는 만큼 주도권을 쥐고 있는 선두급 민간 충전기 사업체가 망하기를 기다리는 어리석음을 나타내기도 한다. 결국 이 상황으로는 모두가 공멸하는 상황임을 모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미래차를 대표하는 한국전기차협회장을 맡고 있는 필자로서는 공공적인 측면이나 미래의 민간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현재 한전이 진행하고 있는 기본 요금 부과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정책이라 확신한다. 사용하지도 않는 충전기에 대한 비용 부과는 있어서도 안되고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끼리 역행하는 정책으로 막상 망하는 기업은 민간임을 확실히 깨닫고 당연히 기본 요금 부과 정책은 철회되어야 한다. 대통령도 이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미래를  버린다고 할 수 있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이 시간에도 힘들게 설치한 충전기 시설이 당장 전기차 충전에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여 해당 기업은 기본 요금을 줄이기 위하여 시설 철거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더 이상 우스운 국가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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