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수어통역센터(통역센터) 수어통역사 인력 충원이 잘 이뤄지지 않아 24시간 통역서비스 지원사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23일 통역센터에 따르면 지난 17일 인천수어통역센터 직원채용 제5차 공고를 내고 다음 달 2일까지 수어통역사(주간 2명, 야간 3명)를 모집하고 있다.

통역센터가 직원채용을 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13일 수어통역사(주간 4명, 야간 3명)와 청각장애인 통역사 주간 1명 등을 채용하기 위해 처음 공고를 낸 후 그동안 5차에 걸쳐 공고를 냈지만 지원자가 많지 않아 전체 정원 32명 중 27명만 채워져 5명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처럼 인력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외근이 잦아 근무환경이 열악하고, 장애인고용공단 등 다른 기관과 달리 처우개선비 등 보조금도 없는데다 보수지급 기준이 낮아 인력 확보가 순탄치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모집분야인 청인(비청각장애인) 수어통역사 자격증 보유자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인천에는 청인 수어통역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총 87명에 불과하다. 더구나 근무환경이 좋지 않아 꺼리는데다 상당수는 통역사가 아닌 다른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처럼 인력확보가 늦어지면서 24시간 통역서비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통역센터는 야간 근무를 전담할 수 있는 인력이 없어 이용 가능한 시간이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로 한정돼 있다. 대신 야간 및 주말·공휴일은 응급상황을 대비해 1명의 통역사가 일주일씩 비상대기를 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로 인해 청각장애인들은 서비스 공백 동안 통역사 부족으로 돌발상황 대처에 어려움이 있으며, 통역사들은 근무시간 외 비상근무에 대비해야 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5차 공고까지 채용을 못할 경우 6차 공고부터는 지원자격(통역사 자격증 취득자)을 완화할 계획이다. 수어통역사 자격증이 없어도 통역 실력이 뛰어나면 근무기간 동안 자격증을 취득한다는 조건을 세워 기간제라도 우선 채용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처음 계획할 때는 인력 확충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예상과는 달리 지원자가 많이 없어 24시간 서비스 운영이 미뤄지고 있다"며 "하루빨리 인력을 충원해 24시간 통역서비스를 운영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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