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3대 재앙으로 핵·테러전, 기후변화, 괴질창궐이 자주 꼽힌다. 한국인으로서 낯설지가 않은 위협들이다. 눈 내리지 않는 겨울을 경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감염병이 전국을 덮쳤다. 발병 3개월째인 코로나19가 도대체 언제 종식될지 모두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유사한 코로나바이러스인 사스는 발병부터 소멸까지 9개월이 걸렸고, 신종플루는 1년 4개월, 메르스는 9년째 끝나지 않고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더욱 강력한 변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코로나19는 최소 수개월에서 최대 수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혹자는 토착화를 통해 독감처럼 수시로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는 20세기까지는 지금과 달리 저병원성 바이러스로 취급돼 왔다. 그러다가 2002년 11월 중국에서 발생한 중증급성호급기질환 사스가 기존 병원체와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코로나바이러스 출현을 알렸다. 2003년 7월 소멸 전까지  전 세계에서 8천96명의 환자와 774명의 사망자를 냈다. 사스 바이러스는 포유류의 5분의 1일을 차지하는 박쥐에서 기인했고 고양이를 거쳐 인간에 침투했다. 이는 그동안 감기 증상 정도에 그친 코로나바이러스의 변형을 알리는 서막이었다.

2012년 6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생한 메르스도 2만506명의 환자와 862명이 사망자를 냈다. 이 역시 박쥐가 원인이었고 박쥐와 접촉한 낙타, 낙타를 다루는 아랍인이 감염됐다. 사스와 메르스에 대한 치료제는 아직도 개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박쥐에서 기인하고 동물과 인간을 숙주로 하는 변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코로나19는 무증상 감염에 당초 고온에 취약해 기온이 오르면 곧 사라질 것으로 예측됐지만, 최근 낮 기온이 30도를 넘는 싱가포르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계절 변화에 따른 자연 소멸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같이 종간 장벽을 뛰어 넘는 코로나바이러스의 고병원성은 야생동물의 서식지 파괴와 감소, 인간의 영역 침범 및 확대 행위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영역을 침범 당한 코로나바이러스가 도처에 밀집해 있는 새로운 숙주, 인간에게 앞으로도 계속 덮칠 것이라는 게 과학자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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