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따라 24일 열린 프로축구연맹 긴급 이사회.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국내 양대 프로스포츠 중 하나인 프로축구 K리그 2020시즌 개막이 연기된다. K리그 선수들이 출전하는 R리그, K리그 산하 유스 클럽들이 출전하는 K리그 주니어, 대한축구협회(FA)컵, 세미프로인 K3·K4리그 일정도 미뤄진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4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될 때까지 K리그 개막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29일과 3월 1일 예정됐던 K리그1(1부리그)과 K리그2(2부리그) 개막전은 열리지 않는다.

과거 폭설이나 폭우 때문에 K리그 일부 경기가 연기된 적은 있지만 리그 일정을 전면적으로 늦추는 건 1983년 프로축구 출범 이후 처음이다. 연맹은 "앞으로 7∼10일 사이가 고비라고 한 정부·지방자치단체 발표를 고려해 지속해서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사들이 코로나19 사태가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경우 리그 일정 자체를 축소하는 방안까지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K리그는 12개 팀이 3차례 풀리그를 펼치고, 상위 6개 팀과 하위 6개 팀 간 ‘파이널 라운드’ 5경기를 더 치르는 형태(팀별 총 38경기)로 운영된다. 상황이 악화하면 풀리그 일부 일정이나 파이널 라운드 일정을 축소하는 등 경기 수를 줄일 가능성이 있다.

연맹은 이러한 결정을 내린 배경에 대해 지난 23일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했고, 각 지방자치단체가 다수가 모이는 행사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K리그와 별개로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주관하는 챔피언스리그 기존 일정에는 변함이 없다. 연맹은 전북 현대, 울산 현대, FC서울, 수원 삼성의 AFC 챔피언스리그 홈경기를 당분간 ‘무관중 경기’로 치르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이날 일부 이사들은 ‘무관중’으로라도 K리그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연맹은 "코로나19에 대한 공포와 염려가 퍼진 상황에서 무관중 개막이 국민들께 환영받을 일인지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프로축구를 포함해 국내 스포츠계 일정이 전면 중단되는 분위기다. 이미 실업 핸드볼 연중 대회인 SK핸드볼 코리아리그는 4월에 끝날 예정이던 2019-2020시즌 레이스를 22일로 앞당겨 종료했다.

부산시는 24일 "세계탁구연맹과 협의해 3월 22일 개막 예정인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연기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조 추첨 행사는 22일로 예정됐지만 이미 연기된 바 있다.

지난해 출범한 코리아컬링리그는 24일부터 진행할 예정이던 플레이오프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대한컬링경기연맹은 무관중 경기로 플레이오프를 치르려다가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으로 선회했다.

이밖에 3월 초 경북 김천에서 열릴 예정이던 전국종별테니스대회, 제주도에서 개최 예정이던 국제테니스연맹(ITF) 제주 국제 주니어대회 일정도 연기됐다. 3월 경남 밀양에서 열리기로 했던 전국봄철종별배드민턴 리그전 초등부 대회 개최 역시 보류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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