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로 자영업 불황이 장기화 될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24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나혜석거리가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코로나19 확산세로 자영업 불황이 장기화 될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24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나혜석거리가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밤에 손님은커녕 개미 한 마리 돌아다니질 않는데 어떻게 가게를 유지할 지 걱정입니다."

24일 오후 3시께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한 치킨 전문점. 4년 전 개소한 이곳은 맛과 더불어 일반 치킨집보다 큰 규모인 100여 개의 좌석을 갖추고 있어 평소 20∼30여 명의 대형손님의 회식 예약도 빈번했던 ‘맛집’이지만, 코로나19가 활동하기 시작한 이달 초부터 매출이 반토막 이상 났다.

생닭과 주류 발주도 크게 줄어들면서 아예 물건을 들여오지 않는 날도 생겼다. 현재는 360만 원에 달하는 월세조차 감당하기 힘들다.

이곳 치킨집을 운영하는 고재신(30)사장은 "주변 수원시청 공무원을 비롯한 직장인들의 회식이 코로나19 발생 시점을 기준으로 뚝 끊겼다"며 "어떻게든 가게를 운영하려고 대출을 시도해봤지만, 신용보증재단에 제대로 연락조차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주변 아주대 삼거리 일대 음식점들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감염을 우려해 이곳을 찾는 손님이 크게 줄어들면서 문을 닫은 식당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으며, 그나마 문을 연 곳도 1∼2팀의 손님을 받는데 그치고 있다. 특히 경기 불황에 겹쳐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 대학의 개학이 2주 가량 연기되면서, 일부 가게들은 운영 중단까지 고민하고 있다.

이곳에서 25년 동안 주꾸미 전문점을 운영해온 최영남(63)사장은 "지난해 같은 시기에는 주꾸미 철을 맞아 주민이나 학생 손님들이 항상 북적였는데, 올해는 문을 열어두면서 손해만 보고 있다"며 "특히 이번 주는 확진자가 크게 늘었다고 들어 걱정이 크다"고 울상을 지었다.

이러한 상황은 아직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동탄지역 역시 마찬가지였다. 평소 점심시간대 무료로 주차를 허용하면서 빈 공간을 찾기 어려웠던 동탄남광장 일대 공영주차장은 3분의 2가량이 비어있었다. 지역 내 유동인구도 크게 줄어들면서 빵집이나 분식집 등에서 음식을 사가는 손님도 찾기 어려웠다.

빵집 사장 권모(47)씨는 "평소 하루 100만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지나다니는 손님을 비롯해 단체예약 주문까지 줄어 이제는 그 절반도 못 벌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30명이던 코로나19 확진자는 크게 늘어나 이날까지 800여 명을 넘어섰다. 이 중 도내에서도 37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감염 불안감으로 인해 지역 경제가 크게 침체되고 있다.

이에 대해 수원시 지역경제과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 초기가 지나면서 경기가 회복세로 들어서던 중이었지만, 다시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 주춤하고 있다"며 "현재 소상공인을 위한 경영안정지원금이나 수원페이 인센티브 상향, 지방세 납기 연장 등을 계획하고 있으며 공직자로서 솔선수범해 골목상권을 이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김강우 인턴기자 kkw@kihoilbo.co.kr

김영호 인턴기자 ky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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