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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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의 황당한 공천이 도마에 올랐다. 혁신이라는 이름을 앞세웠지만 원칙도 기준도 없다는 이유로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분위기다.

통합당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인천지역에서만 13석 중 6석을 차지했다. 하지만 21대 총선에서는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게 정가 분위기다.

현재 통합당 소속 현역 의원 중 3선 이상 중진은 개혁의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중·동·강화·옹진에 공천을 신청했던 안상수 의원은 지역구를 계양갑으로 바꿔 험지 출마를 선택했지만 당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지역 정가의 평가다. 3선의 이학재 의원은 자신이 구청장으로 공천했던 강범석 전 서구청장과의 경선을 앞두고 있다. 역시 3선의 홍일표 의원과 친박 핵심의 3선인 윤상현 의원은 컷오프됐다. 지역의 3선 이상 중진 의원 4명 중 절반이 컷오프됐고, 나머지 2명은 당선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그러는 사이 4곳 중 3곳이 전략공천지역으로 결정돼 지역주민들의 의지와 관계없는 중앙 인사들이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략공천지역의 공천 대상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당에서 통합당에 합류한 한 인사가 인천의 전략공천지역 중 한 곳을 고르고 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가뜩이나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3선 이상 중진이 무더기로 탈락해 향후 정치적 역량 부족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팽배하다.

정치신인 밀어내기도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다. 미추홀갑에 공천을 신청했던 유정복 전 인천시장을 남동갑으로 전략공천하며 일찌감치 남동갑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공천까지 신청했던 박종효 전 인천시장 비서실장은 정치판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당이 배려하지 않는 이상 사실상 정치생명을 끊어놓은 꼴이 됐다는 지적이다.

총선 출마 의지를 보였던 김지호 남동을 당협위원장도 공천 배제됐다. 남동을을 경선지역으로 결정하며 김은서·박종우·이원복 등 3명의 후보자만을 놓고 경선을 치른다. 김지호 예비후보는 당의 결정에 불복해 25일 재심을 청구했다. 이원복 예비후보는 탈당했다 최근 당 통합과 함께 복귀한 인물이다. 이와 달리 김 예비후보는 오랫동안 당을 지켜왔지만 경선 참여 기회도 얻지 못했다.

이러한 중앙당의 공천 과정을 두고 시당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모양새다. 사실상 다선 의원이라는 이유로 공천 배제된 인물들을 대체할 후보가 지역에 있느냐는 의문이다. 여기에 공천을 받을 후보가 인천과 전혀 연관이 없는 인물일 경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25일 "기성 정치인들에 대한 교체는 좋지만, 이를 위해서는 지역에서 활동하며 검증된 신진 정치인 발굴이 우선돼야 한다"며 "중앙당이 인천의 정서나 현실을 전혀 모른 채 지역에 생소한 인물을 일방적으로 전략공천하는 것은 ‘무늬만 공천 개혁’이 돼 버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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