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대한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의 방역체계를 두고 일부 도서지역 주민들이 방역망 허술을 지적하고 있다. 25일 배를 타려는 시민들이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의 방역체계를 두고 인천지역 섬주민들이 불만을 토로했다. 육지와 거리가 멀고 고립돼 있는 섬지역을 오가는 터미널의 특성상 보다 강화된 방역체계를 갖춰야 함에도 미흡하다는 이유다.

25일 인천항시설관리센터 등에 따르면 2월 한 달간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이용객 수는 일평균 1천400명가량(입출항 포함)이다. 한 달로 환산하면 4만 명이 넘는 이용객이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을 통해 섬지역을 드나들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은 이용객 안전을 위해 옹진군과 협의해 개찰구에 열화상카메라 1대와 자진신고소를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열화상카메라에만 의존해 개찰 시 체온계를 이용한 발열검사를 하지 않을 뿐더러 방역인력도 1∼2명 정도라 이용객을 대상으로 한 세부적인 검사를 하기 어렵다. 게다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개찰구를 통과하는 이용객에 대한 안내도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섬에서 돌아오는 입항 이용객의 경우 별도의 발열검사나 안내 없이 곧바로 밖으로 나간다는 점이다.

인천지역의 한 지자체 청사가 여러 출입구 중 한 곳을 제외한 나머지는 봉쇄하고, 출입하는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일일이 전자체온계를 통한 체온 점검과 열화상카메라, 손 소독 과정, 마스크 착용 독려 및 배부 등의 방역체계를 거쳐야 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이를 두고 이작도 주민 A(51)씨는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는 엄중한 상황에서 만약 섬에 보균자가 들어왔다고 생각하면 정말 끔찍하다"며 "고립지역이라는 특성을 잘 인식해서 철저한 방역망을 구축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령도 주민 B(67)씨도 "섬에 확진자라도 나오는 날에는 해당 지역이 모두 초토화될 것"이라며 "섬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섬을 오가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꼼꼼한 방역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관계자는 "체온계를 이용해 일일이 발열검사를 진행하는 것은 배를 타야 하는 이용객이 불편해 할 수 있다"며 "터미널 청사 외부에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현수막을 게시했으며, 청사 소독과 안내방송 시행은 물론 곳곳에 세정액을 비치해 방역활동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인천항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