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선 서울여성병원 아이알센터(난임센터) 부원장
안영선 서울여성병원 아이알센터(난임센터) 부원장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결혼 연령이 증가되며 난임치료와 가임력 보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난소 기능이 감소해 35세 이후부터는 그 감소 정도가 커지게 된다. 생리하고 있다고 해 ‘난소기능이나 임신은 이상 없겠지’라고 하는 생각은 금물이다. 난소 기능이 상당히 떨어지더라도 배란은 일어나며, 어느 정도의 생리주기는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임신을 생각할 때 먼저 자신의 가임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이는 난소의 작은 난포에서 분비되는 ‘AMH’라고 하는 호르몬 검사로 알 수 있다. 이미 난소 기능이 떨어져 있거나 항암치료나 자녀 계획이 여러 이유로 늦어져야 하는 상황이라면 난자나 배아를 하루라도 빨리 동결 보관하는 것이 최선이다. 가임력 보존은 크게 배아동결과 난자동결로 구분된다. 첫 번째 배아 동결은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 난자를 채취한 뒤 정자와 수정시켜 얻어진 배아를 동결한다. 난임 배아의 경우 생명윤리법에 의해 최대 5년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두 번째 난자 동결은 배우자가 없을 때 자신의 가임력을 보존하는 것으로 난자와 정자를 수정시키지 않고 난자상태에서 동결 보존한다.  이는 생명윤리법상 배아가 아니므로 5년 이상의 장기 보관도 가능하다. 이 두 가지 중에 난자동결이 배우자가 없는 상태에서 가능하기에 유리해 보이지만, 아직까지는 배아 동결에서의 임신 성공률이 더 좋은 편이다. 

현재 ‘유리화 동결법’이라고 하는 난자, 배아동결 방법의 보편적 사용으로 난자나 배아의 동결 보존 및 임신 성공률의 향상을 가져오고 있다. 이러한 난자 동결을 어느 나이에 해야 하는지는 정해진 바가 없다. 자신의 필요에 의해 전문가와 상의가 필요하다. 즉, 난소 부위의 수술이 필요하다면 난소절제 혹은 난소 기능의 감소를 가져올 수 있기에 임신해야 할 사람에서는 수술 전 난임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현재 임신할 여건이 안돼 가임력 보존을 원할 때는 자신의 상황이나 여건에 맞춰 임신 시도를 당길 것인지 가임력 보존방법을 쓸 것인지에 대한 상담도 필요하다. 난자 보관은 이론적으로 난소 기능이 좋을 때 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특별한 이벤트가 없다면 37세 이후에는 상황에 맞춰 고려의 대상이 돼야 할 것이다. 난자 동결 과정은 시험관 아기 시술 과정과 같다. 

먼저 기본적인 검사를 진행하고 생리를 시작하면 과배란 유도 주사제를 투여해 여러 개의 난포를 자라게 한다. 마지막 주사 후 난자를 채취해 ‘유리화 동결법’이라고 하는 급속냉동 방식으로 난자를 손상 없이 얼려서 보관하게 된다. 필요에 의해 한 번의 난자 채취, 혹은 2~3회 난자를 채취해 얼리게 되며, 난소 기능에 따라 얼리는 개수에서 차이가 나게 된다. 

가임력 보존의 이러한 추세에 맞춰 기업도 인력에 대한 지원 방안과 복지정책 일환으로, 난자 동결에 대해 지원에 나서고 있다. 미국에서는 2014년 이후 페이스북, 애플 등 보조금 제도를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여러 기업에서 이와 같은 제도를 도입했다. 일본에서는 PR회사인 서니사이드업이 2015년 보조금제도를 도입, 사원의 난자 동결 보존에 드는 비용의 30%를 회사가 부담한다. 하지만 자신의 가임력을 보존하고자 할 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난소기능의 생식적 요인 외에도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가임력 보존에 대한 지원이 없다. 난임 시술 시 의료보험 적용 및 추가 지원으로 난임부부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으나, 가임력 보존 시술에 대한 검사 및 시술에는 의료보험 혜택도 없다. 따라서 가임력 보존을 위한 난임 시술에는 비급여 비용에 의한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또 난자의 개수나 보관 기간에 의해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가임력 보존과 관련해 인터넷에서 떠도는 정보들이 많다. 이러한 것들 중에는 과장도 많으며 필요성을 자극적으로 표현하는 것들이 많다. 실제로 병원에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필요성을 전문 의료진과 상담, 자신에게 맞는 임신 방법과 가임력 보존에 대해서 상의하고, 필요한 경우 적극적 가임력 보존 방법으로 자신의 가임 가능성을 많이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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