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급식소 폐쇄.(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 = 연합뉴스
무료급식소 폐쇄.(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 =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역 내 무료급식소 운영 중단이 이어지면서 저소득 노인들이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시장 내에서 저소득 노인들에게 무료 급식을 제공했던 ‘오병이어 밥집’이 27일부터 운영을 임시 중단했다.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노인들의 건강 상태를 고려한 조치다. 3월 중순 이후 추이를 살펴본 후 운영 재개를 결정할 예정이다.

하루 130명가량의 노인이 찾았던 오병이어 밥집은 후원이 끊겨 몇 주 동안 쌀을 구입하지 못하는 어려운 시기에서도 무료급식소 운영을 이어왔다. 휴업 결정은 개소 후 이번이 처음이다.

대면 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 휴업하는 무료급식소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계양구의 무료급식소 ‘인천내일을여는집’은 지난 24일 무료급식소 운영을 중단했다. 이곳은 운영 중단 당일 방문 노인들에게 일주일치의 대체식을 배분했으며, 운영을 재개할 때까지 일주일 간격으로 대체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중앙회에서 운영하는 ‘사랑의 빨간밥차 무료급식 지원사업’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코로나19 사태로 이용 대상자들의 안전 우려뿐 아니라 자원봉사자가 급격히 줄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무료급식소는 부평구·미추홀구·계양구·서구 등을 돌며 최소 100명에서 최대 500명까지 무료 급식을 지원해 왔지만 현재는 휴업 중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자원봉사자들이 평소 40명 이상 꾸준히 찾아왔는데 최근에는 한 명도 안 오실 때도 있어 급식소를 잠시 닫기로 했다"며 "급식소 운영이 중단됐는데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꾸준히 찾아오고 있어 빵이나 라면 등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와 각 군·구에서 결식 우려 노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경로급식소 44곳은 휴업 없이 운영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여기서 무료 급식을 지원받는 대상자는 기초생활수급 노인 4천85명으로 제한돼 있다. 노인이 아닌 노숙인이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노인들은 이곳에서 식사를 하려면 2천700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또 지역 내 경로급식소의 수가 군·구별로 차이가 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멀리 있는 경로급식소까지 방문하기 어렵다. 현재 경로급식소 수는 남동구가 11곳으로 가장 많고 연수구·계양구 6곳, 동구 5곳, 미추홀구·부평구·서구 4곳, 중구 2곳, 강화군·옹진군 1곳 등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결식이 우려되는 저소득층 노인들을 별도로 지원할 수 있도록 현황을 파악하는 중"이라며 "경로급식소가 인력이나 예산 문제로 수용 가능 인원이 한정돼 있다 보니 노숙인 등 다른 취약계층까지는 모두 지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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