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수원 광교신도시에 전국 최초로 조성하는 ‘중산층 임대주택’을 두고 도내 시민단체가 "비싼 임대보증금과 월 임대료를 낮춰야 한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경실련 경기도협의회는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중산층 임대주택의 가장 큰 문제점은 보증금과 월 임대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라며 "조성지 인근 A아파트의 주요 월세 거래 시세 내역을 보면 중산층 임대주택에서 공급하는 면적과 같은 전용면적(84㎡)의 경우 월세는 중산층 임대주택보다 비싸지만 보증금은 훨씬 저렴하고, 전용면적 59㎡의 경우도 월세 차이에 비해 보증금이 낮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꿔 말하면 중산층 임대주택보다 저렴한 보증금과 임대료로 인근 민간 아파트에 거주하는 게 가능하다는 의미"라며 "도와 경기도시공사가 세운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사람이면 굳이 임대주택에서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느니 다른 아파트를 분양받는 게 더 합리적인 선택이어서 사실상 공공임대주택으로서의 메리트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기도시공사는 무주택자는 누구나 입주할 수 있어 진입장벽이 없다고 하지만, 비싼 입주 비용이 진입장벽"이라며 "도시공사는 보증금과 임대료를 더 낮춰야 공공임대주택이라는 취지를 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도와 경기도시공사가 분양주택을 대체해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중산층 임대주택은 광교신도시 A17블록(옛 법원·검찰청 부지)에 549가구(전용면적 84㎡ 482가구, 74㎡ 67가구)가 공급될 계획이다.

예정 입주조건은 일반공급의 경우 보증금 1억2천만∼3억4천만 원에 보증금 납입 액수에 따라 월 임대료는 32만∼115만 원이다. 특별공급은 보증금 1억700만∼3억 원에 월 임대료는 29만∼103만 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경기도시공사는 입장문을 내고 "이번 제시된 임대료는 사업 타당성 검토를 위해 인근 5개 단지 임대료의 평균시세를 조사해 85∼95% 수준으로 추정한 가격으로 실제 임대료는 추후 감정평가를 통해 산정되는 주변 시세의 95∼95% 이하에서 결정될 것으로 현 임대조건을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남궁진 기자 why0524@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