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석 도시계획학 박사
김선석 도시계획학 박사

인류역사를 보면 사람들은 끊임없이 도시로 생활터전을 옮겨왔습니다. 우리나라도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8년 도시계획 현황’에 따르면 도시화 비율이 90%를 넘어섰습니다. 도시는 경제 활동이 용이하고 각종 편익시설을 통한 문화예술과 주거활동 만족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도시 가운데는 ‘뜨는 도시형’이 있는가 하면 ‘지는 도시형’도 있습니다. ‘뜨는 도시형’은 여러 활동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어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뜨는 도시의 특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기본 요소가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첫째, 일자리가 많습니다. 대기업과 첨단산업 등 종사자가 많은 기업들이 입주를 하면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해 도시의 성장 속도가 빠릅니다. 특히 고소득자들이 많을수록 도시는 더욱 경쟁력이 있습니다. 

둘째, 생활편의시설을 잘 갖추고 있습니다. 우수한 학교와 학원 등으로 교육 환경이 좋고, 대형병원과 백화점 그리고 녹지공간과 다양한 문화시설 등이 많은 생활환경을 갖추고 있는 지역일수록 사람들이 선호합니다.

셋째, 편리한 교통 여건입니다. 우리 몸의 혈관과 같은 역할을 하는 전철과 같은 교통수단은 접근성이 좋아 사람들이 모이고 도시의 발전 속도를 높입니다. 수도권에서는 앞으로 GTX(Great Train Express) 노선의 역세권과 도시지역이 빠르게 성장하리라 예상됩니다. 

이처럼 도시는 경제성과 환경성을 고려해 기반구조를 조화롭게 갖춰 나갈 때 자족성(自足性)과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습니다. 위의 세 가지를 잘 갖추고 있는 곳으로는 우리나라 대표지역인 강남이고, 수도권이라면 향후 판교와 송도이며, 지방 도시로는 세종시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들 도시의 공통점이라면 일자리와 주거지역의 기반인 직주근접성(職走近接性)이 높아 인구 증가와 사회적 활동이 도시 성장의 요소가 되기 때문입니다. 

도시 성장은 인구 증감이 좌우합니다. 그렇다면 일자리와 인구 감소로 활력을 잃어가는 ‘지는 도시형’은 어떠한 생존전략을 짜면 좋을까요? 답은 ‘도시재생’입니다. 

도시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 도시 및 주거환경 개선사업 등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업을 통해 거주환경의 질과 지역 상권을 향상시켜 도시의 경쟁력을 높여 나갑니다. 

도시재생에는 박물관, 전통시장, 공원 등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해당도시의 전통과 문화를 살려 문화예술이라는 옷을 입히면 많은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질 것입니다. 이런 성공사례가 오래된 정미소와 창고를 리모델링해 음식점과 카페로 탄생시킨 서울의 성수역 주변이고, 주말이면 사람들이 붐비는 인천의 차이나타운 그리고 전주의 한옥마을입니다.

이 지역들은 독자적인 자원과 문화 특성을 살려 지역상권을 회복했습니다. 도시가 쇠퇴하지 않고 성장하려면 시대의 수요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 나가는 것이 경쟁력을 키우는 길입니다.

그러나 도시특성을 내세울 만한 것이 없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럴 때는 뜨는 도시가 될 만한 상징적인 랜드마크를 만들면 됩니다.

우리는 뉴욕을 생각하면 자유여신상, 파리하면 에펠탑, 싱가포르를 이야기하면 마리나 베이 샌즈가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이와 같이 내세울 만한 도시의 무엇인가를 창조하는 것입니다.

도시경제학자 에드워드 글레이저 하버드대 교수는 "도시는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라고 했습니다. 도시는 사람들이 생활하며 만들어 가는 핵심자산입니다. 

따라서 ‘뜨는 도시형’이 되기 위해서는 건물과 경관 그리고 주거와 환경 등의 구성 요소들을 어떻게 조화롭게 가꾸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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