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링고
111분 / 액션, 코미디 / 15세 관람가

영화 ‘그링고’는 모든 것이 꼬일 대로 꼬여 버려 잃을 게 없는 한 남자의 인생을 코믹하게 그려 낸 인생 역전극이다.

 제약회사에 다니는 ‘해럴드(데이빗 오예로워 분)’는 우연히 회사 대표이자 친구인 ‘리처드(조엘 에저튼)’가 회사를 합병하고 자신을 해고시킬 것이라는 소문을 듣게 된다. 

 곧 해럴드는 리처드와 회사의 또 다른 공동 대표 ‘일레인(샤를리즈 테론)’과 멕시코 출장을 떠나고, 그곳에서 해고 소식과 함께 아내 외도 사실까지 알게 돼 절망에 빠진다. 일도, 가족도 모두 잃은 해럴드에게 남은 것은 오직 절망뿐이다. 더 이상 자신에게 잃을 것은 없다고 판단한 해럴드는 묘안을 떠올린다. 

 성실히 직장에 다니며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고 있다 생각한 해럴드는 알고 보니 회사의 마약 사업과 관련돼 있었고, 아내는 외도 중이었다. 심지어 아내는 외도 중에도 해럴드를 나무랐다. 결국 해럴드는 착하게 사는 건 의미가 없다며 납치 자작극을 벌여 회사로부터 돈을 뜯어내려 한다. 

 하지만 리처드는 ‘해럴드’를 처치하려 하고, ‘리처드’의 제약회사로부터 마약 공급이 끊긴 멕시코의 마약 조직은 ‘해럴드’의 행방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제목으로 쓰인 ‘그링고(Gringo)’는 남미지역 국가 사람들이 미국인을 얕잡아 부를 때 사용하는 용어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 해럴드는 다른 캐릭터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 자신의 이익을 챙기지 않으며 순수함으로 가득하다. 비록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납치 자작극을 벌였으나 해럴드의 선한 마음이 위기를 벗어나는 실마리를 만든다. 영화 속에서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해럴드를 절망에 빠뜨렸듯이, 어느새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 한순간에 모든 상황이 순조롭게 정리된다.

 "세상은 좋은 사람에게 보상하지 않는가 봐"라는 해럴드의 극 중 대사와 달리 순수하고 성실한 사람의 행동 하나가 주변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에 대한 질문을 유쾌한 웃음과 함께 관객에게 던진다. 영화 ‘그링고’는 5일 개봉한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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