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인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장기화되고 있다. 이미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5천 명을 넘었으며, 이로 인한 사망자 또한 30명을 넘어섰다.

이 미지의 바이러스 때문에 국민들의 우려와 걱정은 좀처럼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 전국을 감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의 특징과 확산 양상, 코로나19 백신 연구, 방역체계, 예방법 등에 대해 인하대병원 이진수(50·사진)감염내과 과장에게 자문했다. 

-‘코로나19’는 어떤 바이러스이며, 어떠한 특징을 갖고 있는지.

▶현재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코비드19(COVID-19)’라는 공식 명칭으로 통일된 코로나19는 현재까지 알려진 바 없던 새로운 바이러스다. 크게 호흡기로 전파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인후통과 고열, 호흡곤란 등의 질병을 일으키며, 중증 폐렴으로 발전할 수 있다. 코로나19 출현 이후 현재까지 알려진 정보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 바이러스가 가진 특징을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현재 국내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의견은.

▶아직까지는 코로나19의 정확한 잠복기간, 전파 양상 등 좀 더 규명돼야 할 부분들이 많다. 따라서 현재 상황만으로는 어떤 양상이 벌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 집단 전파(Super Spreading)라는 요인이 존재하고 있지만, 전파 역학을 가늠하기 힘든 사례가 발생한 경우도 있다. 앞으로 일정한 규모 이상의 국내 확산 양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음이 우려된다.

-국내 9개 연구기관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데, 백신에 대한 의견은.

▶코로나19 백신 개발 착수 소식이 들려온 것은 현재 상황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백신 혹은 신약이 개발돼 사용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요구된다. 특히 백신은 생물학적 재제(再製)로서 치료보다는 예방에 목적이 있다. 백신은 효능도 중요하나, 가장 우선시 되는 덕목은 안전성이다. 이는 백신이 다른 중증질환의 치료제가 도입되는 것과는 다른 성격을 가져야 한다는 이유이기도 하다. 

백신의 개발과 사용에 있어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따라서 올해 안에 완벽한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돼 사용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백신이 개발돼 사용된다면 지금 같은 유행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 대유행에 대한 대응 목적, 평시 사용 목적 등으로 나뉘어 사용 요법 등이 결정되리라 본다.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은. 

▶현재 보건당국과 감염학회 등에서 내놓은 좋은 예방수칙들이 있다. 예방수칙을 꼼꼼하게 잘 지키고 개인위생을 철저히 한다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을 틈타 유튜브나 근거가 불분명한 매체를 통해 정확하지 않은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시민들은 그런 정보에 현혹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드러난 감염병 방역체계의 미비한 점과 보완해야 할 점은.

▶여러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먼저 질병관리본부의 위상이다. 이는 감염학회 등이 정부에 권고해 온 바다. 현재처럼 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질병관리본부가 대규모 감염 사태에 대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현 질병관리본부를 ‘청’ 혹은 ‘처’로 격상시키고, 그에 걸맞은 인력과 예산을 갖춰야 한다. 

두 번째는 우리나라의 의료체계다. 현재 우리나라는 ‘다인실 정책’을 펴고 있다. 다인실 정책으로는 병원 감염을 막고 지역사회에서 감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매번 병원 내 감염을 우려하는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는 곧 ‘저수가 정책’이라는 의료보험체계의 맹점과 연결된다. 우리나라가 훌륭한 의료보험 체계를 가지고 있긴 하나, 저수가 정책으로는 감염병에 대응하기가 어렵다고 판단된다.

마지막으로는 감염 예방 전문인력 양성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감염내과 의사라는 전문인력은 전국적으로 300명이 안 된다. 메르스(Mers) 사태 때도 감염전문의사가 200여 명밖에 안 돼 사회적 문제가 됐다. 하지만 그 이후의 육성정책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미국 등 일부 의료 선진국의 경우 소화기내과 의사보다 많은 감염내과 의사가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어렵고 힘든 분야이기 때문에 지원자도 적을 뿐더러 병원 내에서의 육성정책도 제대로 펴기 힘들다. 보다 다양한 지원정책으로 감염내과 의사 및 감염관리 간호사 등 감염 관련 의료인 육성 정책이 실현돼야 보다 견고한 방역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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