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호르 원정에 나선 수원 선수들./조호르 트위터 캡처
조호르 원정에 나선 수원 선수들./조호르 트위터 캡처

수원 삼성이 지난해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으로 야심차게 아시아 무대에 발을 디뎠지만 초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수원은 3일 말레이시아 조호르주 이스칸다르 푸테리의 술탄 이브라힘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G조 2차전 원정경기에서 조호르 다룰 탁짐에 1-2로 졌다. 지난달 19일 빗셀 고베(일본)와의 1차전(0-1 패)에 이어 2연패로 G조 최하위(승점 0·골 득실 -2)까지 처졌다.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아직 한 경기도 치르지 않은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승점 0·골 득실 0)보다도 아래다. 조별리그 통과에 적신호가 켜졌다.

세계적인 미드필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스페인)를 필두로 화려한 진용을 갖춘 고베와의 1차전은 석패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2차전에서 동남아 팀에 덜미를 잡힌 건 충격패였다. 수원이 아시아 클럽 대항전에서 동남아 팀에 진 적 없었다는 점 때문에 더욱 뼈아프다.

수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수월한 싱가포르 경유 대신 쿠알라룸푸르를 거쳐 가느라 이동에만 19시간이 걸렸고, 현지의 덥고 습한 날씨에 적응해야 하는 점 등 변수를 고려해도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 점유율에선 61.5%로 크게 앞섰지만 슈팅 수는 9-9로 동률, 유효슈팅은 2-3으로 밀렸다. 후반 6분 안토니스의 기습적인 감아차기 골로 1-1 균형을 맞춘 뒤 ‘한 방’은 터지지 않았다. 수비에선 여러 차례 불안함을 노출해 실점 빌미를 제공했고, 경기 전 상대 전력 비중이 큰 남미 선수들의 실력을 간파하고도 이들에게 페널티킥, 선제골, 결승골을 내줬다.

이임생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두 골을 페널티킥과 세트플레이에서 내준 것이 가장 아쉽다. 우리가 보다 집중력을 가져야 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그는 "여러 쉽지 않은 환경이 선수들의 플레이에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선수들이 낯선 악조건에서 분전했기 때문에 선수들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결과는 내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별리그 통과를 위해선 남은 4경기에서 반전을 노려야 하지만 녹록지만은 않다. 중국의 강호 광저우 에버그란데가 아직 한 경기도 치르지 않았고, 빗셀 고베와는 조별리그 최종전에 원정경기가 남아 있다. 수원으로선 우선 다음 달 8일 조호르와의 안방 ‘리턴 매치’로 펼쳐지는 3차전에서 승점 3을 따내 분위기를 바꾸는 게 시급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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