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희 인천재능대학교 마케팅경영과 교수
김덕희 인천재능대학교 마케팅경영과 교수

역량 있는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야말로 예나 지금이나 기업에서 조직의 리더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업무입니다. 그런데 조직에서 인재가 그토록 필요한데도 이직을 하거나 선뜻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비자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은 고사를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송나라 사람 중에 술장사를 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주인은 술도 넉넉히 주고 손님에게도 친절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손님이 점점 줄어들더니 급기야 술이 팔리지 않아 모두 식초가 되었죠. 결국 손님의 발길이 끊겨 문을 닫게 되자 주인은 그 동네에서 가장 지혜로운 어른에게 이유를 묻게 됩니다. 그 어른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너의 집 개가 사나워서 그런 것이다. 너희 집에 손님이 오면 사나운 개가 그토록 짖어대고, 심지어 어린아이가 부모의 심부름으로 술을 사러 오면 개가 물어뜯으며 위협하니 어느 누구도 너희 집에 술 사러 가지 않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아무리 술이 맛있어도 사나운 개가 있는 한 손님이 안 드는 것은 당연한 이치니라." 한비자는 이 이야기를 꺼내면서 나라에도 사나운 개가 있다고 합니다. 

아무리 핵심 역량이 있는 인재를 채용해도 팀장이나 선배 사원 등 주변에 그 인재를 받아들이고 지도할 ‘기업문화’가 없다면 결국 인재는 떠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훌륭한 인재가 핵심 능력을 갖고 찾아왔는데 주변의 구성원들이 사나운 개가 되어 이리저리 그 사람을 헐뜯으며 비방, 모략하니 결국 인재들은 떠나고 그 조직에는 역량 있는 인재가 찾아오지 않게 되고 결국은 망(亡)하게 될 것이란 말입니다. 순자(荀子)의 말 중에도 이런 유사한 말이 있습니다. "선비에게 질투하는 친구가 있으면 주변에 좋은 친구가 모여들지 않는다. 군주에게도 질투하는 신하가 있으면 그 주변에 뛰어난 인재들이 모여들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질투 많은 벗, 투우(妬友)와 질투 많은 신하, 투신(妬臣)은 한비자가 말한 사나운 개, 맹구(猛狗)와 같습니다. 

고객 접점에 있는 비즈니스맨이 맹구가 된다면 그 회사의 제품이 아무리 경쟁력이 있더라도 고객은 평가절하 할 것이고 자영업의 경우 손님을 맞이하는 직원이 사나운 개가 된다면 아무리 질 좋은 상품과 맛있게 개발된 메뉴일지라도 고객의 기분은 불쾌하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게 돼 결국은 폐업에 이르게 된다는 것은 불문가지입니다. 필자는 소상공인들 대상의 교육을 할 때 간과되기 쉽고 알바로 과소평가되는 직원들에게도 고객 서비스에 대한 소양 교육과 고객이 있어야 가게가 있고 가게가 있어야 나의 일자리가 있다는 간단한 진리를 ‘고객철학’을 통해 인식시켜 줄 것을 제안합니다. 

6년 전 "주유소에 가면 우리는 주유소 사장이 누구인지 관심도 없습니다. 다만 접점에 있는 주유원의 일거수일투족에 의해 고객은 만족하게 되고 충성 고객(brand loyalty)이 결정되니 주유원 교육이 중요하다"라고 하면서 사례를 예시하니 정유회사 간부들이 동조했던 일화가 생각납니다. 

자신의 지위만을 보존하기 위해 으르렁거리는 개가 있는 곳에 능력 있는 인재가 올 리 없고 고객이 없습니다. 사나운 개가 돼 찾아오는 인재와 손님을 물어뜯고 리더(leader)와 주인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면 조직에는 큰 불행입니다. 가까이에 있는 주변의 인물들을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교육하며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나운 개 한 마리를 조직에 둠으로써 인재가 모여들고 손님이 오는 것을 막는 우(遇)를 범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 조직에 누가 사나운 개가 돼 협업(collaboration)과 조직의 단합을 저해하는지 냉철히 돌아봐야 합니다. 사나운 개가 있는 가게에는 손님이 오지 않고 조직에도 인재가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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