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현재 용인지역 4개 선거구 중 유일하게 용인정 선거구만 대진표가 완성됐다. 용인정 선거구는 현 표창원 국회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곳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영입인재 10호’인 이탄희(41) 전 판사를 전략공천해 수성(守成) 의지를 불태우고 있고, 미래통합당은 대항마로 김범수(46) 전 미래한국 발행인을 단수공천해 공성전(攻城戰) 채비를 갖췄다. 여기에 당원투표를 통해 ‘선수’로 결정된 민중당 김배곤(50) 예비후보가 가세하면서 불꽃튀는 접전이 예상된다. 인터뷰를 통해 결전을 앞둔 여야 3당 장수(將帥)들의 전략 등을 엿봤다. <편집자 주>

 

민주당 ‘영입인재 10호’ 이탄희 예비후보

‘정치 판사 프레임’ 부동의…"사법농단 진실 밝히고 법관직 과감히 사퇴"

"교통 문제-환경· 교육·문화 분야 등 용인생활공간 가치 높이기에 관심" 

-용인정 선거구는 수성을 해야 하는 입장이어서 부담감이 클 것 같다. 정치에 입문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와 총선에 임하는 각오는.

▶현실정치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책임감’ 때문이다. 2019년 1월, 법관으로서 두 번째 사직서를 낸 뒤 제도권에서의 역할은 다 했다고 보고 공익변호사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국회의 기능이 마비되고 대법원장이 책임을 미루는 상황을 지켜봐야만 했다. 재야에서 강연, 기고, 변호사단체 활동 등을 활발히 했지만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제도권에 다시 참여하게 됐다. 책임을 다하는 정치를 하고 싶다.

-야당 예비후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치 판사 출신’과 일전을 치르게 됐다는 요지의 글을 게시했다. 이 같은 프레임에 동의하나.

▶두가지 측면에서 사실관계가 다르다. 첫째,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이른바 ‘출세코스’라는 법원행정처 심의관에 발령받았지만 ‘부정한 일을 해야 할 자리’라는 것을 알고 사표를 제출했다는 점이다. 둘째, 지난 2년 간의 싸움을 통해 사법농단의 진실이 밝혀졌지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다시 법관직을 내려놓았다는 사실이다. 11년 동안 법관으로 재직하면서 변협과 대법원 양 측에서 성실하게 재판하는 판사로 인정받아 3차례나 우수법관으로 선정됐고, 해외 로스쿨 연수에도 선발됐다. 네거티브 선거가 아니라 미래지향적이고 생산적인 토론이 있는 선거가 되길 기대한다.

-사법농단 의혹을 세상에 처음 알린 이후 ‘사법개혁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사법개혁이란 무엇이며, 국회 입성을 전제로 실천계획은.

▶사법개혁은 ‘평등한 정의’를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다. ‘평등한 정의’를 구현하려면 ‘공정한 수사’와 ‘투명한 재판’이 필요하다. 전관변호사를 구할 수 없는 사람, 검찰조직에 큰 도움이 안되는 사건도 공평하게 취급돼야 한다. 기회가 된다면 법관도 직업윤리를 위반하면 파면될 수 있다는 상식을 바로 세우기 위해 ‘법관 탄핵’과 ‘사법개혁 3법’을 추진하겠다.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없는 사법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전관예우방지법’, ‘빈곤의 형벌화’를 막기 위한 ‘현대판 장발장방지법’, 안전사고 근절을 위한 ‘양형절차특례법’ 등이 그것이다.

-사법농단에 연루돼 기소된 판사들이 최근 잇따라 무죄를 선고받고 재판에 복귀하고 있다. 현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나.

▶재판받는 국민의 입장보다 재판하는 판사들의 권익을 중시하는 우리나라 사법시스템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유권자들은 전국적인 인지도를 토대로 ‘사법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실행에 옮길 이른바 ‘스타 국회의원’도 원하지만 ‘생활밀착형 국회의원’도 간절히 요구하는데.

▶국회의원은 국가 개혁과제와 지역 유권자들의 관심사, 이 두 가지 모두를 충족하는 정치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쉽지 않은 일이어서 ‘누가 되느냐’가 더 더욱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역량’과 ‘책임감’이다. 젊은 정치인으로서 앞으로 용인정 지역과 함께 오랫동안 성장해나갈 자격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지난 2주 간 제한적이나마 용인정 선거구 유권자들을 만나면서 크게 두 가지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첫째는 교통 문제이고, 둘째는 환경· 교육·문화·체육 분야 등에서 생활공간으로서의 용인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용인플랫폼시티’, 옛 경찰대 부지 활용방안, GTX 용인역 연계 교통망, 지하철 등 지역 현안들을 세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반드시 어필하고 싶은 게 있다면.

▶사익보다는 공적 가치를 우선시 했던 공직자였고, 책임질 줄 아는 공직자였다고 감히 말씀드린다. 아직 젊은 만큼 앞으로 채워갈 부분이 많다는 게 약점이라면 약점이지만 그것 또한 가능성이 크다는 뜻으로 받아주길 부탁드린다. 용인과 함께 성장할 기회를 준다면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다.  

 

통합당 ‘지역일꾼 자임’김범수 예비후보

‘사법개혁, 건국 후 최대 사법파동으로 결론’… "문재인 정권 반드시 심판"

" GTX 용인역 일대 플랫폼 도시 개발·기흥 경제 신도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용인정 선거구는 40대 젊은피들 간의 진검승부가 필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에 임하는 자세와 각오는.

▶이번 선거는 매우 중요한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하나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용인정 지역을 명품도시로 만들 수 있느냐를 결정하게 된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권의 망국폭주(亡國暴走)를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지역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선거다. 용인지역은 지난 4년간 지역구를 완전히 팽개친 민주당 출신 의원 때문에 지역발전이 정체됐고, 용인정 주민들은 주거환경 악화, 집값 하락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 또 앞으로 5년 간 GTX 용인역 개통과 플랫폼시티 등 중요한 개발계획들을 앞두고 있어 지역개발에 헌신할 의지와 능력을 가진 국회의원 선출이 매우 중요하다.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고 주민들의 소망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 생각이다.

-여당 후보가 결정된 뒤 SNS에 ‘정치판사 출신’과 일전을 치르게 됐다는 요지의 글을 게시했다. 어떤 의미였나.

▶언론과 법조계에서 자주 쓰는 호칭이어서 특별한 의미 없이 쓰게 된 것 같다. 알려진 대로 이탄희 후보는 양승태 사법부의 블랙리스트 존재 의혹을 제기해 ‘건국 이래 가장 혹독한 사법파동’을 야기한 분이다. 그런데 기소된 4명의 판사들이 모두 무죄선고를 받은 데다 이 후보가 최근 민주당에 입당해 법원 내부에서도 많은 논란이 있다. 이 후보는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정치입문 목적이 ‘사법개혁’이라고 했는데, 솔직히 좀 놀랐다. 사법개혁 방향에도 동의하지 않지만, 그런 사법개혁을 하려면 지역개발 이슈가 적은 서울이나 분당에 출마하지 왜 지역개발 문제가 가장 중요한 이슈인 용인에 왔는지 이해할 수 없다. 주민들이 더 현명한 판단을 해 주실 것으로 생각한다. 

-여당 후보는 ‘사법개혁의 아이콘’이라는 일종의 상징을 지니고 있다. 김 후보만의 상징이나 선거전략이 있다면. 

▶사법개혁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젠다였고, 이 후보의 ‘사법개혁’은 ‘건국 후 최대 사법파동’으로 결론 났는데 이 후보가 저런 호칭을 좋아할런지 모르겠다. 나는 ‘우파투사’ 또는 ‘휴머니스트’가 어울린다. 좌파세력의 갖은 압력에도 지난 20년간 대표적 우파 정론지 ‘미래한국’을 발행해 왔고, 오랫동안 북한인권 개선과 탈북민 지원을 위해 노력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지역일꾼’, ‘용인개발의 전사(戰士)’로 알려지고 싶다.

-최근 ‘김범수 싱크탱크’를 출범시켰다. 정책자문단은 어떤 인물들로 구성됐으며, 선거 과정에서 맡은 역할은 무엇인가.

▶용인발전을 목표로 한 정책 개발을 위해 분야별 최고 수준의 자문위원들을 모셨다. 이한준 전 경기도시공사 사장을 단장으로 각계 전문가 4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자문단은 용인정 지역 최대 현안인 플랫폼시티, 경찰대부지 개발, 동백의료클로스터 등 지역개발을 위한 비전과 정책을 더욱 구체화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그동안 ‘용인발전소’ 대표 등을 맡아 지역 현안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안다.

▶지난 1년여 간 경찰대부지개발사업 대책위원장, 용인동백의료클러스터 추진위원장, 죽전행복주택대책위 고문 등을 맡아 긴급 지역현안 파악과 미래를 위한 정책 개발에 앞장 서 왔다. 광역교통문제 등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지만 용인을 첨단기업도시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GTX 용인역 주변을 플랫폼 도시로 개발하고, 기흥을 경제 신도시로 만들어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계획도 적극 추진할 것이다. 

-반드시 어필하고 싶은 게 있다면.

▶공감을 잘하는 따뜻한 성격을 지녔고, 국가와 사회발전에 도움이 될 전문지식을 가졌다고 자부한다. 정치인은 투사처럼 보여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진정한 투사는 투사처럼 보이지 않는다. ‘부드러운 투사’로 인식되고 싶다. 

 

민중당 ‘용인30년 지킴이’김배곤 예비후보

‘21대 총선 촛불항쟁 후 첫 총선’…"민중당만 기존 불평등 구조  변혁 가능" 

"용인시민들 요구 교통·교육·안전·환경이라는 키워드로 정리될 수 있다"

-여야 후보들이 40대 초·중반과 50대 초반으로 비교적 젊은 피다. 선거에 임하는 각오는.

▶젊은 피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문제는 방향이다. 정치인은 누구를 위해 일하고 있는가로 평가 받아야 한다. 후보들 중 용인에서 30년 동안 서민들과 함께 생활해 왔던 유일한 인물이다. 주민들과 함께 무상급식, 무상교복 지원조례 제정 운동, 대학생 반값 등록금 지원조례 청구 운동 등을 펼쳤다. 촛불혁명 이후 새로운 시대가 왔지만 불평등이 난무하는 현재의 구조로는 미래가 희망적이지 않다. 기성 정당들은 불평등 구조의 수혜자여서 이 문제를 풀 수 없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국민과 함께 새로운 세상을 열어나가겠다.

-제20대 총선에서 용인을 선거구에 출마했다. 선거구를 옮긴 이유는.

▶용인을과 용인정이 분구된 것은 20대 총선부터다. 그 전까지 하나의 지역구였고, 양 선거구를 아우르는 활동을 해왔다. 마성초등학교 운영위원장, 동백초당마을 3단지 복지센터장, 작은도서관 관장 등을 지냈다. 19대 총선에서는 통합진보당 예비후보로 입후보했다가 야권연대 실현을 위해 용퇴하기도 했다. 21대 총선 출마는 꾸준한 지역활동의 연장선이다.  

-민주당 및 미래통합당 후보와 차별화할 수 있는 상징이나 선거전략이 있다면. 

▶21대 총선은 촛불항쟁 이후 첫 총선이다. 촛불항쟁 당시 광장에서 쏟아졌던 함성과 요구는 박근혜 정권의 퇴진만이 아니라 불의와 불평등을 걷어치우자는 것이었다. 상위 0.1%가 전체 부(富)의 20%와 전체 토지의 40%를 독차지하고 있는 이 썩어빠진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불의와 불평등은 사라지지 않는다. 현재에 안주하는 민주당이나 과거만 부여잡고 있는 미래통합당은 이 불평등 구조를 결코 바꿀 수 없다. 새로운 세상은 새로운 세력이 담당해야 한다. 민중당이 자산 재분배를 세상에 던져 평등세상으로의 변화를 만들고자 한다. 

-‘용인시 대학생 반값등록금 조례 청구인 대표’로 활동했다. 지난 1월에는 1만1천24명의 청구인 서명부를 시에 제출하기도 했다.

▶뜻을 모아주신 용인시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반값등록금 조례는 용인시에 주소지를 둔 대학생들에게 등록금 부담을 반으로 줄여주자는 것이다. 조례제정 청구 과정은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과정이었고, 그 결과 용인에서 최초로 역사적인 주민조례가 청구됐다.  이제 반값등록금 조례 제정 여부는 용인시의회에 달렸다. 조례 제정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역 현안은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나. 이와 연관된 공약은.

▶시민들의 요구는 교통·교육·안전·환경이라는 키워드로 정리될 수 있다. 도시의 급격한 팽창으로 교통시설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다만, GTX 구성역을 중심으로 연계 광역버스 노선 신설 및 증차와 마을버스 연계 증차, 지능형 교통시스템(ITS) 도입 등이 필요하다. 환경을 고려한 친환경 교통수단도 마련할 예정이다. 용인시민에 한해 용인경전철을 무료로 운영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용인 교육특화도시’ 건설도 내걸었다. 학생들에게는 맞춤형 진로교육 체계를, 성인들에게는 평생학습체계를 구축해 시민들이 꿈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 현 코로나19 사태에서 보듯이 그물망 안전네트워크 구축도 절실하다. 또 도농복합도시의 장점을 살려 친환경 도시로 유지·발전시키겠다. 특히, 옛 경찰대 및 법무연수원 부지에 ‘용인형 센트럴파크’를 조성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 시민예산권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것만은 꼭 얘기하고 싶다’는 게 있다면.

▶용인에서 30년 동안 진보정치가 활짝 꽃 피울 수 있도록 한 길을 걸어왔다. 박근혜 퇴진 용인운동본부 공동대표로 용인지역의 촛불 항쟁을 주도했고, 국정원의 내란음모 조작사건에 맞서 싸우다 실형을 받기도 했다. 불의에 맞서고 서민의 행복과 평등한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한결같은 마음이 정치인이 놓지 말아야 할 자세라 생각한다. 더 깊숙이, 더 겸손하게 나아가겠다. 

용인=우승오 기자 bison88@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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