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우 인천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김준우 인천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이러한 점에서 시와의 협력이나 협상 능력도 갖춰야 한다. 본인의 지역구나 시를 위해 정부에 지원 요청하거나 주장을 할 때도 국회의원 혼자 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에 호소하기 위해서는 명분과 논리가 있어야 하고 또한 자신의 비전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시정부가 필요하다. 인천시와 공동 비전을 갖고 정부를 상대해서 협업을 할 수만 있다면 지역에서의 유권자들의 공감대를 얻어 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큰 틀과 협업 능력이 없다 보니 성격이 다른 각 지역 구성체들의 이해관계에 부응할 수밖에 없고 결국 그 사이에서 처신하기가 쉽지 않게 되는 것이다. 물론 당에서의 무게나 대중적 인기 역시 무시 못할 입후보자의 요건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후보자의 국가관이나 지역에 대한 비전을 갖추고 있는지 그리고 이를 위해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또한 갖고 있는 전문성 등이 중요하다 할 것이다. 이것이 부족하면 당연히 여론이나 정치공학에 따라 처신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후보를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 미국에서 선거에 나가기 위해서는 학생시절부터 선거 캠프에 인턴부터 시작해서 나름대로 정치에 연륜과 경험을 축적한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는 이러한 개인의 정치 경험보다 당의 공천이 절대적이다. 그리고 공천을 받게 되면 의원으로서의 생각 정리보다는 먼저 띠부터 두르고 명함을 챙기게 되는 것이다. 마음도 급하고 이것이 눈에 잘 띄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쉽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후보가 이러니 내건 모든 공약이 한결같이 특징이 없고 서로 어슷비슷하다. 

유권자 입장에서 이렇게 비슷한 후보들을 선별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결국 분별이 안 되니 당을 보고 그냥 찍거나 혹시 매스컴에서 이름이라도 들어본 사람에게 어쩔 수 없이 손이 가게 된다. 그러나 이제 유권자도 검색엔진이라는 강력한 도구가 있다. 어려울 것 없이 단 몇 분이라도 할애해서 익숙한 검색엔진을 쓰면 후보에 대한 과거의 발언 기록, 미디어 보도, 활동 기록, 그리고 자신의 소신 등에 대해 여과 없이 나온다. 이 정보만 잠깐 훑어 봐도 후보가 지역에서 어떤 일을 했고 어떠한 업적이 있으며 어떠한 의견을 제시했는지를 알 수 있고 우리는 쉽게 우리 기준에 맞춰 판단해 볼 수 있다. 조금 더 여유가 된다면 지역 방송의 후보자 토론회를 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유튜브에도 올라오니 조금만 신경 쓰면 이런 정보는 쉽게 얻을 수 있다. 전철역에서 악수 한번 했다고 모르는 사람을 지역 대표자로 찍어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선거는 계약결혼과 같은 것이다. 임기가 있는 만큼 지지를 받지 못하면 서로 갈라서 듯 말이다. 그러나 그가 임기동안 국회에서의 역할은 적지 않다. 법을 만들고 고치지만 막강한 권력과 함께 국민 세금으로 많은 지원을 받는다. 그들의 결정이 내 생활과 내가 사는 지역 그리고 내 국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지금 선택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 하물며 콩나물 한단을 사면서도 우리는 옆집과 비교하는데 말이다. 그래서 특히 이번 선거는 어려운 시기에 국가를 이끌고 가야 하는 만큼 한번 정도는 후보들에 대해 검색해 보고 가는 것이 필요하다.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개인의 권리지만 또한 책임도 따른다. 내가 한 결정이 내 생활뿐만 아니라 지역 더 나아가서는 어쩌면 국가에 큰 영향을 미침을 우리는 알아야 할 것이다. 티머시 스나이더 교수가 「폭정」에서 신중한 선거를 강조하면서 이것이 마지막 선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선거에 임하라고 한 경고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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